'야구는 멘탈 스포츠'란 말을 들을 때가 있다. 지난주 이 말의 의미를 체감할 만한 장면이 있었다.
5월 2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 경기. 5-2로 롯데가 앞서던 6회말 1사 2루, 타석에 한화 5번타자 노시환이 섰다.
롯데는 선발투수 나균안을 내리고 두번째 투수 현도훈을 올렸다.
현도훈은 노시환 상대로 볼 3개를 연속으로 던졌다. 볼넷에 대한 압박감이 느껴졌던 상황. 대기 타석에는 장타력이 있는 허인서가 기다리고 있었다. 노시환을 쉽게 거를 수 없었다. 하지만 현도훈은 흔들리지 않았었다. 3B0S에서 출발한 노시환을 루킹 삼진, 허인서에게도 볼 2개로 시작했지만 헛스윙 삼진으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현도훈은 그 당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노시환을) 볼넷으로 내보내도 되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공이 왔다 갔다 했는데 스트라이크가 된다면 '땡큐', 주자가 나가면 1, 2루가 되니까 병살을 잡으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올 시즌 현도훈은 중간투수로 활약중이다.
15경기에 등판해 2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0.92라는 좋은 성적을 기록중이다.
하지만 지난해 현도훈은 1군 등판이 없었다. 2024년 마지막 등판 시에는 제구가 불안했다. 1이닝을 던져, 타자 6명 상대로 볼넷 3개를 허용했다.
전혀 다른 과거와 현재. 현도훈은 자신의 변화의 이유로'마음가짐' 을 들었다.
"이전에는 제가 가지고 있는 스피드나 구위 이상을 보여주려고 하다보니 스스로를 절제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2군에서 공을 많이 던졌습니다. 몸에 익혀지도록, 숙달되도록 김현욱 코치님의 아드바이스를 받으면서 많이 던졌습니다."
최근 추세로는 선수 출신의 지도자가 투수에게 공을 많이 던지게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트레이닝 파트 코치가 부상 방지를 이유로 투구 수 제한을 설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도훈은 달랐다.
"저는 그 때 못해서 그만 두거나, 몸을 다쳐서 그만 두거나, 둘 중 하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많이 던지는 데 망설임은 없었다.
현도훈은 올해 33세다. 작년에 후회없이 하기 위해 연습 때 많은 개수의 공을 던진 결과, 기술적, 정신적 안정을 얻었다.
현도훈은 스스로에 대해 "열심히 하는 거를 잘한다"고 한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엄청 힘들어 하지만, 싫어하지 않을 수 있는 노하우가 있다고 한다.
"저는 취미가 독서입니다. 종이 책을 카페 가서 커피 마시면서 읽는 것을 좋아하는데, 웨이트 트레이닝 때는 오디오북으로 소설을 들으면서 하면 어느 순간 금방 끝납니다. 어릴 때 부터 소설 같은 책들을 재밌게 읽었습니다. 요즘은 소설이나 자기개발서, 공부가 되는 책 등을 가리지 않고 읽습니다. 매년 20, 30권을 목표로 읽고 있는데 쉽지 않습니다."
현도훈의 운동과 멘탈 양면에 도움을 주고 있는 독서. 최근 재미있게 읽은 책은 성해나 작가의 소설집 '혼모노' 다.
일본에서 아마추어 야구를 경험한 현도훈은 2018년 육성선수로 KBO선수가 된 이후 1군정착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지금은 '혼모노(진짜)' 투수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