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못 이룬 야구 소년의 꿈을 미국에서 사업으로 만회하려던 한 청년이 메이저리그 데뷔라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니시다 리쿠(시카고 화이트삭스)가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니시다는 26일(한국시각) 홈구장 레이트필드에서 펼쳐진 미네소타 트윈스전에 9번 타자-우익수로 출전해 3타수 1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2023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 11라운드, 전체 329번으로 화이트삭스에 지명된 니시다는 3년 만에 빅리거의 꿈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
니시다는 2이닝 만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홈 팬들의 기립 박수를 받았다. 2사 1, 2루에서 미네소타의 알렉스 잭슨이 날린 우전 안타 때 공을 잡은 뒤 곧바로 홈으로 뿌렸다. 홈플레이트 앞에서 원바운드된 공은 정확히 포수 미트에 빨려 들었고, 3루를 돌아 홈까지 내달리던 주자 태그 아웃으로 연결됐다. 화이트삭스 팬들이 열광하는 가운데 니시다 역시 포효하면서 기쁨을 만끽했다. 니시다는 4회말 빅리그 첫 안타까지 기록했다. 이날 화이트삭스가 3대1로 이기면서 니시다는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일본 태생인 니시다는 평범한 야구 소년이었다. 도호쿠고 3학년 시절엔 이른바 고시엔으로 불리는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미야기현 지역예선 결승전에 나서기도 했다. 결승 패배로 고시엔 무대를 밟지 못한 그가 택한 건 미국 유학. 니시다는 고교 졸업 후 사업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미국 마운트후드 커뮤니티 칼리지에 입학했고, 공부와 야구를 병행하는 생활을 했다. 2023년 오리건대에 편입한 뒤 63경기 타율 0.312 5홈런 25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37의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이게 화이트삭스 스카우트진의 눈에 띄어 드래프트 지명으로 연결됐다. 지난해까지 더블A에서 뛰었으나 지난달 트리플A로 승격했고, 한 달여 만에 빅리그까지 초고속 승진을 이뤄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일본 선수 대부분이 자국 프로야구(NPB) 지명 후 수 년간 뛰다 포스팅을 거쳐 미국으로 건너오는 것과 달리, 니시다는 미국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빅리그까지 올라선 특이한 케이스다. 외야 뿐만 아니라 내야수까지 맡을 수 있는 유틸리티로 주목 받고 있다. 화이트삭스 선수 육성 담당인 폴 재니시는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니시다는 우리 구단에서 가장 뛰어난 유망주 중 한 명이다. 그의 긍정적 에너지는 주변 선수들에게 전염된다"고 호평했다.
니시다는 선수 생활과 함께 회사 사장 역할도 병행 중이다. 화이트삭스 지명 후 얼마 되지 않아 일본 선수들의 비시즌 미국 훈련 및 유학을 컨설팅하는 회사를 차려 운영 중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