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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님이 날 막았는데…" 프로 18년차 허경민의 무념무상 대실수 → 승리 일궈낸 명장면 [인터뷰]

입력

인터뷰에 임한 KT 허경민. 김영록 기자
인터뷰에 임한 KT 허경민. 김영록 기자
KT 허경민.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KT 허경민.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KT 허경민.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KT 허경민.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그냥 내 실수다. (김)상수가 안타를 쳤을 때 홈으로 들어간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송구가 빨라보였는데, 명품 슬라이딩으로 세이프를 만들어냈다. 선취점이자 터닝포인트였다.

허경민은 2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2안타 2득점 2타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6대0 완승을 이끌었다.

공격과 수비, 주루까지 모든 걸 다 보여준 하루였다. 1회말 흔들리던 선발 보쉴리를 도운 두번의 완벽한 수비, 2안타 2타점의 날카로운 불방망이, 홈으로 파고든 명품 슬라이딩까지 친정팀 가슴에 비수를 꽂은 허경민의 날이었다.

경기 후 만난 허경민은 사실 4회초 홈으로 파고든 장면은 자신의 '실수'였다고 했다.

"일단 내 실수다. (최만호)코치님이 판단하시는 영역이 있지 않나. 나는 딱 하는 순간 무조건 들어간다는 생각만 했다. 그래서 코치님이 막으시는 걸 너무 늦게 확인했다. 거기서 멈췄으면 3루로 귀루하다 죽었을 거다. 그냥 내 아리를 믿고 열심히 뛰었다."

두산 좌익수 김민석의 송구도 정확했다. 홈경합에선 송구가 한발 빠른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살짝 홈플레이트 옆으로 스치듯 빠져나가면서 왼쪽 다리를 접어 태그를 늦추고, 쭉 뻗은 오른 다리로 홈플레이트를 파고든 슬라이딩이 실로 절묘했다.

"아마 죽었으면 오늘 코치님한테 불려가는 날 아니었을까? 그런데 들어가는 순간에는 살았다고 확신했다. 아마 아웃 판정이 나왔으면 내가 확신을 갖고 비디오판독을 요청했을 거다. 그만큼 세이프라는 확신이 있었다."

멋진 슬라이딩에 대해선 "박빙의 순간에는 손보다 발이 빠르다. 너무 박빙 상황이라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며 미소지었다.

사진제공=KT 위즈
사진제공=KT 위즈

사실 허경민은 성실함과 꾸준함이 돋보이는 선수다. 평소 폭발력이나 불방망이가 강조되는 유형은 아니다. 하지만 프로 18년차에 갑자기 눈을 뜬 걸까. 올해 타율 4할2푼4리(59타수 25안타) OPS(출루율+장타율) 1.110의 강렬한 임팩트를 보여주고 있다.

허경민은 "사실 난 방망이로 인정받는 선수가 아니다. 잘 막고 연결해주는 선수인데, 타격 때문에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좀 낯설다"며 멋쩍게 웃었다.

이날 호수비에 대해선 "오늘 쉽지 않겠구나 싶었다. 사실 이런 날 경기를 하게 되면 좋은 기억이 많지 않다. 그런데 이렇게 한주의 첫 경기가 멋지게 풀려서 기분좋다"며 미소지었다.

"사실 나도 '잡았네? 잘 잡았다'라는 생각을 했다. 타구를 처리하고 그런 생각을 하는 찰나에 2번째 타구가 또 오더라. 보쉴리가 땅볼 유도를 많이 하는 선수기 ??문에 항상 긴장한다. 또 항상 도와주려고 노력한다. 내가 실수할 때도 있는데, 그럴 땐 또 우리 투수들이 잘 막아주더라. 오늘은 내가 잡았지만, 솔직히 난 투수들한테 항상 고맙다."

사진제공=KT 위즈
사진제공=KT 위즈

'친정팀' 두산과의 잠실경기 소감에 대해서는 "내겐 처음으로 프로야구를 시작했던 장소 아닌가. 올해 올스타전이 잠실에서 열린다던데, 전반기 잘해서 잠실에서 열리는 마지막 올스타전에 꼭 참석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부상으로 너무 빠져서 이젠 좀 양심없는 얘기"라며 웃었다.

"(김)상수는 말할 것도 없이 정말 좋은 선수다. 올해는 부상도 안당하고 너무 잘해주고 있다. 아까 홈에 들어갈 때도 '상수가 쳐준 적시타인데 무조건 살아야지' 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순위보다는 매경기를 이기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루하루 오늘의 승리만 생각하겠다."

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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