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메이저리그 최초의 역사를 쓴 날에도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는 '만족'이란 단어를 꺼내지 않았다.
오타니는 28일(한국시각)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무안타 4볼넷 1사구 7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 수는 99개. 오타니는 4회초 볼넷과 사구로 주자를 쌓은 뒤 2개의 진루타가 나오면서 1실점했으나, 6이닝 동안 단 한 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는 노히트 피칭을 펼쳤다. 타석에서는 1회말 선두 타자 홈런을 치면서 메이저리그 사상 첫 '선발 투수 1회 선두 타자 홈런'이라는 역사를 썼다. 이날 다저스가 콜로라도를 4대1로 꺾으면서 오타니는 시즌 5승(2패)에 성공했다.
이날 오타니는 6회까지 단 한 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볼넷 4개에 사구 1개로 제구력 난조를 보였다. 4회초에는 볼넷과 사구로 주자를 쌓은 뒤 진루타를 허용하면서 '무안타 실점'을 기록하기도. 하지만 오타니는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펼치면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펼쳤다.
오타니의 호투 속에 다저스는 팀 노히트 기록에도 도전했다. 오타니에 이어 등판한 윌 클레인이 7회를 무안타로 막았다. 하지만 8회 등판한 테너 스콧이 2사후 안타를 허용하면서 아쉽게 대기록에 닿지 못했다.
일본 스포츠지 스포츠닛폰은 '오타니는 이날 투수로 6이닝 무안타 1실점, 타자로 4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활약으로 팀 5연승 및 시즌 5승에 성공했다'며 '하지만 4사구 5개라는 결과에 미소는 없었다'고 전했다. 오타니는 경기 후 취재진 인터뷰에서 "전체적으로 내 제구력과 싸우는 느낌이었다"고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그는 "내가 던지고자 하는 곳에 던지지 못하는 좌절감이랄까, 그런 것과 싸우는 느낌이었다"며 "투수라면 볼넷을 내주고 싶지 않아 한다. 안타보다 볼넷으로 출루를 허용하는 게 개인적으로 싫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4사구가) 너무 많았다"고 자책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호수비의 도움이 컸다"며 "불펜이 매 경기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며 안정감을 주고 있다. 불펜으로 잘 연결한다면 이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7회까지 팀이 앞서는 상황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봤다"고 팀과 자신의 승리 비결을 동료들의 활약으로 돌렸다.
오타니는 이날 팀이 2-0으로 앞선 2회초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에제키엘 토바르를 상대하다 제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F***!"이라고 크게 외쳤다.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오타니에겐 보기 드문 장면. 미국 현지 다저스 중계를 담당하는 스포츠넷LA 스티브 넬슨 캐스터는 "죄송하다. 어떤 언어라도 나쁜 말이었을 것"이라고 급히 수습한 바 있다. 오타니는 4회초 1사 1, 3루에서 1루수 프레디 프리먼에게 견제구가 원바운드 송구되자 마운드에서 정자세로 목례를 하며 미안함을 드러내기도.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오타니의 'F워드'에 대한 질문을 받자 "알고 있어도 말하지 않을 것이다. 그를 지키고 싶다"고 웃었다. 이어 '6이닝 노히트를 던지고 이렇게 불만스러웠던 선수를 본 적 있느냐'는 물음에는 "내가 잘 아는, 등번호 22번을 달고 있던 선수(클레이턴 커쇼)와 닮았다"고 답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