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KBO리그가 2026시즌 3분의 1을 지나고 있다. 각 팀이 50경기 안팎을 치렀다.
KIA 타이거즈도 28일까지 51경기를 소화했다. 5월 말로 접어들며 체력이 조금은 떨어질 시점. 하지만 KIA 선수들의 타구 속도와 전반적인 몸 상태는 지난해 이맘 때와 비교해 훨씬 좋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28일 KIA 이범호 감독은 이러한 상승세의 비결로 '지치기 전 멈춰 세우는 휴식 플랜'을 꼽았다. 이 감독은 작년의 실패를 거울삼아 올 시즌 마운드와 타선을 더욱 유연하게 운용하고 있다.
이 감독은 주전 선수라는 이유 만으로 무조건 시합에 내보내는 과거의 관성에서 완벽히 탈피했다. 이 감독은 "작년에 게임을 하면서 투수들도 그렇고 타자들도 그렇고, 무조건 시합을 내보내는 게 팀에게는 이득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이 감독의 지론은 확고해졌다. 평소 확률이 높은 핵심 주전이라 할지라도, 체력이 바닥난 상태라면 과감히 라인업에서 빼주는 것이 장기 레이스에서 승리하는 공식이라는 뜻이다.
이 감독은 "체력이 떨어져 있는 선수를 고집하기보다, 비록 경험이 적더라도 현재 그라운드에 나가고 싶어 의욕이 넘치는 선수들을 기용했을 때 팀 전체에 더 큰 시너지가 난다"고 말했다.
지친 주전들에게는 온전한 휴식을 부여하고, 새로 기회를 잡은 백업 선수들은 자신이 가진 능력을 최대치로 발휘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며 팀 분위기를 선순환시키고 있다는 말이다.
이 감독은 작년 올스타 브레이크 시점에 체력 방전으로 극심한 고비를 맞았던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5~6월인 현재 시점부터 철저하게 에너지를 안배하는 운영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예를 들면 '좌타 거포' 오선우의 임무와 활용법이다. 현재 KIA의 외야진은 숨이 막힐 정도로 빡빡해 오선우가 선발 라인업의 한 자리를 비집고 들어가기 쉽지 않은 환경이다.
하지만 이 감독은 오선우를 향한 명확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 감독은 "외야가 너무 빡빡하지만 시즌을 치르다 보면 분명히 체력적으로 떨어지거나 부진한 선수, 혹은 한 번씩 쉬어줘야 하는 선수가 나올 수밖에 없다"며 "그런 타이밍이 왔을 때 기회에 딱 맞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게 지금 오선우가 해줘야 할 몫"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경기가 워낙 1점 차 박빙의 타이트한 흐름으로 전개된 탓에 오선우가 올라왔음에도 출전 기회를 많이 잡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미안함과 아쉬움을 동시에 드러내기도 했다. 이 감독은 "웬만하면 한 타석 씩이라도 계속 경기에 나갈 수 있게끔 하려고 구상 중"이라며 "실전 감각과 타격감이 떨어지지 않게끔 벤치에서 어떻게든 커버를 해가면서 활용할 생각"이라고 강한 신뢰를 보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