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KBO리그에도 160㎞ 직구가 나오는 시대. 여전한 '만만디' 피칭으로 토종 에이스를 놓치지 않는 투수가 있다. 시즌초 흔들림이 있었지만, 결국 LG 트윈스의 버티는 힘은 임찬규에서 나온다.
2일 수원KT위즈파크. 1회말 KT 위즈 3번타자 류현인은 2구째 느린 커브를 힘겹게 받아쳤지만 2루 땅볼로 물러났다. 104㎞짜리 슬로커브였다.
이날 임찬규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4㎞. 하지만 잊을만하면 110㎞ 안팎의 슬로커브가 KT 타자들을 엄습했다. 가장 빠른 공과 느린 공의 차이가 40㎞에 달하는 완급조절은 KT 타자들의 방망이를 연신 헛돌게 했다.
이날 LG는 장단 17안타를 몰아치며 10대1 대승을 거뒀다. 올시즌 LG의 한경기 최다안타, 이른바 '메가트윈스포'가 터진 날이었다. 박동원과 오스틴, 박해민, 오지환이 홈런을 쏘아올렸고, 3안타를 기록한 선수가 3명(박해민 오스틴 송찬의)이나 됐다.
하지만 9점차 대승을 거뒀음에도 올시즌 LG의 팀 득점은 리그 중위권인 260득점에 불과하다. 실점(241실점)과의 차이가 크지 않다. 문보경 문성주 홍창기로 대표되는 핵심 타자들의 부상과 부진 때문이다. 마운드 역시 치리노스의 부진, 마무리 유영찬의 시즌아웃 등 시즌 내내 고통을 겪고 있다. 선발투수 중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가 톨허스트와 임찬규 두 명 뿐이다.
임찬규 역시 4월까지 단 한번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도 올리지 못하며 1승1패 평균자책점 5.58로 수렁에 빠져있었다. 하지만 5월 들어 3번의 퀄리티스타트 포함 3승, 평균자책점 2.66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고, 6월의 첫 등판이었던 이날은 KT 타선을 6이닝 4피안타 무실점으로 꽁꽁 묶으며 시즌 5승째를 따냈다.
손주영과 송승기가 잇따라 선발진에 안착하며 토종 에이스 자리를 위협받았던 것도 잠시, 결국 고고하게 우뚝 선 사람은 임찬규 뿐이다. 올해 34세의 나이는 임찬규에겐 전혀 걸림돌이 되지 못한다.
시즌전 후배들의 경비까지 지불하며 캠프 선발조로 나갈 만큼 강한 책임감의 소유자, 자신의 이름을 건 단독 야구 토크쇼를 론칭한 것에 대해 "그만큼 올해 내가 잘해야한다. 그러지 않으면 비시즌에 한눈팔아서 못한다는 소리 나올 테니까"라며 자신있게 스스로를 다잡던 임찬규다. 결국 돌고돌아 LG는 임찬규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