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이제 (황)동하한테 대체 선발이라고 하면 안 되죠."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은 국내 1선발급 활약을 펼친 황동하의 활약을 지켜보며 미소를 지었다. 5선발로 로테이션만 돌아줘도 고맙다고 생각하려 했는데, 기대 이상이다.
황동하는 본격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지난달 리그 선발투수 가운데 최고의 성적을 냈다. 5월 5경기에 등판해 4승, 30⅓이닝, 24삼진, 평균자책점 1.48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1위, 다승 공동 1위, 이닝 4위였다.
황동하는 당당히 5월 월간 MVP 후보로 이름을 올렸고, LG 트윈스 김진성 손주영, 삼성 라이온즈 양창섭 오러클린 등과 경쟁했다.
투표 결과 황동하는 한화 이글스 강백호(총점 54.29점)에 밀린 2위였다. 황동하는 기자단 투표 6표, 팬 투표 7만 6,373표로 총점 17점을 기록했다. 강백호를 뛰어넘기는 역부족이었지만, 2위에 오른 것만으로도 황동하는 감격할 만하다.
황동하는 인상고를 졸업하고 2022년 2차 7라운드 65순위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상위 지명은 아니었지만, 롱릴리프 또는 대체 선발투수로 꾸준히 1군에서 쓰임을 인정 받고 있었다. 사실상 지난 시즌을 통째로 망친 지난해 6월 불의의 교통사고만 없었어도 조금 더 일찍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을지도 모른다.
이 감독은 스프링캠프 동안 황동하와 김태형의 5선발 경쟁을 지켜봤다. 황동하가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는데도 개막 5선발은 김태형이었다. 이유 있는 선택이었다. 양현종 이의리 등 국내 선발투수들이 아직 불안정해 롱릴리프가 반드시 필요했고, 김태형보다는 황동하의 경험이 더 롱릴리프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황동하가 롱릴리프로 등판하면서 사실상 빌드업을 하는 동안 김태형이 지치면, 그때 황동하를 선발로 돌릴 계산이었다. 그리고 계산대로 됐다.
이 감독은 황동하의 5월을 지켜본 뒤 "동하한테 이제는 대체 선발이라고 하면 안 된다. 어엿한 KIA의 선발투수다. 동하가 롱릴리프로 등판할 때보다 선발로 왔을 때 자기 루틴이 더 좋은 것 같다. 앞으로는 롱릴리프는 안 시키고 선발만 계속 시키겠다"고 믿음을 보였다.
황동하는 6월 시작과 함께 삐끗하긴 했다. 지난 3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6안타(1홈런) 3볼넷 2삼진 5실점(4자책점)에 그쳐 선발 전환 후 첫 패전을 떠안았다. 승승장구하던 와중에 따끔한 예방 주사를 맞았다.
황동하는 9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한다. 한화와 4위 결정전 그 이상이 걸린 중요한 3연전의 첫 경기를 책임지게 됐다. 황동하는 5월 MVP 투표 2위가 반짝이 아니었음을, 이제는 감독이 인정하는 선발투수라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할 수 있을까.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