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우승확정 때와 장소 가리는 이유

기사입력 2012-02-06 12:50


원주 동부가 2007-2008시즌 당시 정규리그에서 우승한 뒤 기념촬영을 한 장면. 스포츠조선 DB


"이왕이면 보기좋게 우승해야죠."

올시즌 프로농구 최강 원주 동부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정규리그 우승은 떼논당상이다. 다른 9개 팀이 보면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것만으로도 부러워죽겠는데 동부는 여기서 만족할 태세가 아니다.

이왕이면 경기가 있는 날, 홈에서 하고 싶다며 때와 장소를 가리기 시작했다. 그런가 하면 프로농구 최초 기록까지 "욕심난다"며 곁눈질 하고 있는 것이다.

6일 현재 37승7패를 기록중인 동부는 앞으로 4승만 추가하면 2위 KGC(30승13패)의 성적에 관계없이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한다.

이 예상대로라면 KGC가 계속 승리한다고 가정했을 때 오는 16일 LG와의 홈경기가 앞으로 4번째 경기가 된다.

이날 LG전에서 승리한다면 홈에서 정규리그 우승잔치를 기분좋게 치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기분좋은 예상일 뿐이다.


변수가 너무 많다. 동부는 오는 9일 오리온스, 11일 삼성, 14일 KT전을 거쳐야 한다. 오리온스와 삼성은 올시즌 전승을 거둔 만만한 상대이니 2승을 수월하게 챙긴다고 치자.

하지만 KT와 LG를 장담할 수 없다. 이들 두팀과의 올시즌 맞대결 결과는 2승3패, 동부가 약간 우위다. 하지만 KT와 LG는 언제든지 동부을 잡을 수 있는 전력이다.

만약 이들 두 팀과의 경기에서 패한다면 18일 KCC와의 전주 원정경기로 미뤄질 수 있다. 2007∼2008시즌때처럼 연고지 원주에서 우승하기를 바라는 모기업 동부그룹과 구단으로서는 별로 달갑지 않은 시나리오다.

여기에 최악의 시나리오도 가정하지 않을 수 없다. 2위 KGC가 자멸하는 경우다. 동부가 18일 KCC전까지 5경기를 치르는 사이 KGC도 5경기를 치른다.

동부가 우려하는 최악의 상황은 16일 우승 확정에 실패한 뒤 17일 KCC전에 대비해 전주로 이동했다가 가만히 앉아서 우승 확정을 받는 경우다. 이날 KGC는 SK와 경기를 치르는데 여기서 패하기라도 하는 날이면 동부는 KGC의 자멸로 인해 어부지리 우승 확정을 짓게 된다.

최악은 아니지만 KGC가 오는 15일 전자랜드전에서 패해 33승14패를 기록하는 경우에도 이날 경기 일정이 없는 동부가 우승 확정을 통보받을 수 있다. 그래도 이 경우는 이튿날 LG와의 홈경기에서 결과에 상관없이 우승잔치를 할 수는 있다.

여기에 동부는 프로농구 최초 8할 승률 달성, 최단경기 우승 확정(종전 최단기록 2007∼2008시즌 동부 48경기), 최다연승(종전 최다 2004∼2005시즌 SBS 15연승) 등 KBL(한국농구연맹) 역사에 새로 쓰여질 기록까지 세우고 싶다는 야망이다.

특히 최단경기 우승 신기록을 세우려면 47번째 경기인 14일 KT전에서 승부를 봐야 하는데 원정인 데다, KGC가 이전에 1패는 해줘야 가능하다. 이래저래 여러 개의 떡을 놓고 머리가 아픈 동부다.

동부 구단의 한순철 사무국장은 "17일 객지에서 우승이 확정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 16일 LG전이 끝난 뒤 홈에서 우승 기념사진을 미리 찍어놔야 하는 것 아니냐"며 행복한 한숨을 내쉬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