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 동부를 누를 희망은 없는걸까

기사입력 2012-03-26 11:41


KGC가 챔프전 진출을 확정지은 뒤 환호하는 장면. 그러나 동부의 벽은 높기만 하다. 4강에서 보여줬던 경기력으로는 동부를 이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모비스 유재학 감독도, KCC 허 재 감독도 동부의 경기력에 감탄했다.

유 감독은 "웬만해서는 동부를 이길 수 없다"고 했고, 허 감독은 "동부가 무난히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고 했다. KGC와 4강 플레이오프를 치른 KT 전창진 감독도 "지금같은 경기력으로는 KGC가 동부를 누를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도 마찬가지다. KGC가 동부를 누를 것이라고 예상한 해설위원은 단 한 명도 없는 상황이다.

냉정한 사실이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 KGC는 매 경기 부진했다. 반면 동부는 승승장구하던 모비스를 1차전 패배 이후, 3연승으로 '역스윕'하며 최강의 면모를 과시했다.

그렇다면 KGC가 동부를 누를 가능성은 없는걸까. 동부의 어떤 점을 공략해야, KGC가 어떻게 경기운영을 해야 동부를 누를 수 있는 걸까.

KGC의 호화멤버는 풋내기다

KGC는 괴리감을 갖는 두 가지 사실이 있다.

멤버 자체만으로는 이런 호화멤버가 없다. 가드진의 김태술 박찬희 이정현, 그리고 포워드진에 양희종 김일두 김성철, 그리고 센터진에 오세근이 버티고 있다. 지난 2년간 성적을 포기하고 리빌딩에 올인한 KGC의 달콤한 결과물이다. 위험한 도박이었지만 운 좋게 성공하며 단숨에 우승후보로 도약했다. 멤버 개개인으로 따지면 동부보다 못하지 않다. 오히려 나은 면이 많다.

그런데 문제는 경험과 조직력이다. 팀 스포츠인 농구에서 이 부분은 매우 중요하다. 게다가 무대는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이다.


KGC는 경험과 조직력의 부분에서 풋내기다. 챔프전을 치른 경험이 있는 선수가 없다. 동부가 김주성을 비롯해 윤호영 이광재 박지현 등이 모두 챔프전 경험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KGC의 경험부족은 뼈아픈 부분이다. 게다가 동부는 지난 2년간 전력의 핵심인 트리플 포스트(벤슨, 김주성, 윤호영)가 호흡을 맞췄다. 눈빛만 보면 어떤 플레이를 펼칠 지 알고 있다.

그러나 4강에서 보여준 KGC의 조직력은 기대 이하였다. 선수들은 따로 놀았다. 개인기를 바탕으로 하는 KGC의 프리랜스 오펜스는 KT의 거친 수비에 막혔다. 챔프전에서도 이런 공격을 하면 동부의 방패를 뚫을 수 없다. 동부의 수비가 확실히 KT의 수비보다 높이에서 한 수 위이기 때문이다. 이 부분때문에 모든 전문가들이 동부의 압도적인 승리를 점치고 있는 것이다.

동부의 약점은 없나

동부는 '거의' 완벽한 팀이다. 전력이 물샐틈이 없다. 승리의 지름길은 강한 수비와 조직력이다. 이 부분에서 동부는 10점 만점에 10점이다.

게다가 4강전을 통해 박지현 이광재 안재욱 등 가드진도 외곽포와 게임리드의 감각을 되찾았다. 정규리그에서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외곽 공격력의 문제점을 확실히 보완했다.

그래도 동부의 약점은 있다.

큰 틀에서 말하면 체력이다. 김주성과 윤호영, 그리고 벤슨은 내구성이 그리 좋은 선수들이 아니다. 챔프전은 1, 2차전이 연전이다. 하루 쉬고 3차전을 치른다. 이틀을 쉰 뒤 4차전부터 하루 쉬고 경기하는 빡빡한 일정이다. 동부 강동희 감독의 입장에선 체력적인 부담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동부의 골밑수비가 헐거워지는 순간은 트리플 포스트의 체력이 떨어지는 시점이다.

반면 KGC의 주전들은 젊다. 체력적인 부분만큼은 앞선다.

또 하나, 동부는 여전히 공격력이 부족하다. 모비스가 4, 5차전에서 대패를 한 것은 골밑싸움에서 완패했기 때문이다. 골밑을 완벽히 점령했기 때문에 동부의 외곽포가 터질 수 있었다. 그러나 골밑을 차단한다면 동부의 외곽 공격은 여전히 한계가 있다.

KGC는 어떻게 공략해야 하나

4강에서 보여준 KGC 선수들의 정신상태는 문제가 있다. 플레이오프는 응집력 싸움이다.

KT는 100% 승리를 위한 응집력을 보여준 반면, KGC는 자신의 플레이에만 집중했다. 경험부족이라는 부분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희생정신이 부족했다. 정규리그에서 생겼던 선수들 간의 약간의 불협화음이 4강 플레이오프에서도 이어진 느낌이다.

때문에 승부처에서 상대의 추격을 허용할 빌미를 내줬다. 이런 상황에서는 모든 전문가들이 지적한 것처럼 절대 동부의 벽을 넘을 수 없다. 기본적으로 스스로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희망은 있다. 동부의 약점을 KGC가 공략할 능력은 충분히 있다. 일단 1대1 매치업이 모두 가능하다. 기계적으로 보면 동부의 트리플 포스트를 크리스 다니엘스, 오세근 양희종이 모두 1대1로 막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미스매치가 유발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 오히려 KGC가 어떤 전술을 채택하느냐에 따라 미스매치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더 크다.

체력적인 여유가 있는 만큼 KGC는 무조건 강하게 밀어부쳐야 한다. 동부의 트리플 포스트의 끊임없는 체력소진을 위한 전술, 전략이 필요하다.때문에 1경기라도 대패를 하게 된다면, 그래서 동부의 체력적인 숨통을 틔워준다면 KGC로서는 희망이 없다.

그런 점에서 KGC의 외곽수비가 타이트하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동부의 외곽을 봉쇄하면 당연히 동부의 트리플 포스트의 움직임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모비스가 4강 1차전에서 했던 작전을 KGC로서는 복기할 필요가 있다. 외곽을 철저하게 봉쇄하고, 골밑 1대1 싸움을 유도하는 것이 현재의 KGC로서는 최선책이다. 물론 4강에서 보여준 KGC의 경기력을 감안하면 동부의 미세한 약점을 공략하는 전술, 전략을 펼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냉정하게 말하면 가능성은 많이 떨어진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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