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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 이상범 감독은 29일 원주치악체육관에서 열린 동부와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을 앞두고 "오늘도 1차전과 같이 젊은 패기로 밀고 나가겠다"며 별다른 전술 변화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경기를 지켜보던 모든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첫 번째 공격을 실패하고 백코트를 한 KGC 선수들. 양희종을 중심으로 앞선에 3명, 뒷선에 2명이 섰다. 3-2 지역방어였다.
하지만 경기 시작부터 모두의 예상을 깨는 작전이 나왔다. 정규리그에서 한 차례도 사용한 적 없었던 지역방어를 들고 나왔다. 앞선 중심에 빠르고 투지가 좋은 양희종을 세우고 양날개에 박찬희와 김태술을 세웠다. 밑선은 오세근과 다니엘스가 지켰다. 동부가 자주 사용하는 3-2 드롭존과 비슷한 전술. 동부와 차이점이 있다면 앞선 중심에 있는 양희종이 김주성에 비해 높이가 낮아 골밑 수비에 많은 도움을 주지 못했지만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외곽과 골밑에 고루고루 도움을 줬다는 점이다.
냉정하게 분석하면 동부의 그것에 비해 조직력이 많이 미흡해 보였다. 하지만 선수들은 큰 목소리로 콜플레이를 하며 필사적으로 상대 공격을 막았다. 동부 선수들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 경기 초반 공격에서 허둥댔다. 시작하자마자 연속으로 2개의 가로채기를 허용하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동부도 강팀다운 모습을 보였다. 정비를 마친 2쿼터 상대의 지역방어가 곧바로 뚫어냈다. 특히 이날 경기에서 신들린 슛감각을 선보인 이광재가 외곽에 버티고 있어 KGC는 버티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 감독이 준비한 것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역방어가 무너지자 곧바로 특유의 강력한 프레스를 구사했다. 다시 체력전으로 경기 방향을 바꾼 것. 전반을 9점차로 뒤지며 마쳤지만 3쿼터 빠른 속공으로 야금야금 점수차를 좁혔고 4쿼터 6분14초를 남기고 오세근의 골밑슛으로 62-61, 이날 경기 첫 역전에 성공했다.
그렇게 5점 내외의 점수차를 유지하던 KGC가 다시 선택한 것은 경기 초반 사용했던 지역방어였다. 그리고 이 감독의 손놀림은 바빠졌다. 상황에 따라 대인방어와 지역방어를 번갈아 지시했다. 다시 동부 선수들이 공격에서 허둥댔다. 2, 3쿼터 많이 뛴 동부 선수들의 체력이 소모된 것도 문제였다. 동부가 64-49로 뒤진 경기 종료 45초 전, 지역방어를 뚫어낸 동부 선수들의 패스가 3점 라인 밖의 이광재에게 연결됐다. 하지만 이광재의 슛은 허무하게 에어볼이 되고 말았다.
사실 KGC는 원주에서 열린 1, 2차전에서 모두 패해도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했다. 대신 동부 선수들의 체력을 소진시키면 홈에서 열리는 3, 4차전에서 승부수를 던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기대치 않았던 1승을 올렸다. 동부 선수들이 지친 것은 물론이다.
원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