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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딤팀에서 드림팀으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드림팀'이 탄생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전미대학 올스타팀으로 구성된 미국은 동메달에 그쳤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미국은 전방위적인 로비를 가했다. 결국 농구종목에서 프로선수들의 올림픽 전면 허용이라는 조건을 만들어냈다.
2002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 차례나 패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동메달, 2006년 세계선수권대회 3위. 그들은 '드림팀'이 아니라 '부활의 꿈'이라는 의미가 담긴 '리딤팀(Redeem)'으로 바뀌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나선 리딤팀은 최강의 멤버를 조직, 명예를 회복했다. 때문에 이번 런던올림픽에 나서는 미국남자농구 대표팀은 드림팀이라는 이름을 되찾은 새로운 역사를 의미한다.
드와이트 하워드 & 블레이크 그리핀
더 이상 드림팀은 오만하지 않다. 그동안 뼈아픈 경험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현역 최강의 로스터를 구성했다.
크리스 폴(LA 클리퍼스), 데론 윌리엄스(브루클린 네츠), 러셀 웨스트브룩, 제임스 하든(이상 오클라호마시티 선더), 코비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로 이뤄진 가드진은 패기와 노련미, 스피드와 게임리드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뤘다. 드웨인 웨이드(마이애미)가 부상으로 빠졌지만, 그 공백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포워드진은 역대 최강이다. 케빈 듀란트(오클라호마시티 선더)와 르브론 제임스(마이애미 히트)의 1대1 능력은 마이클 조던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앞서는 부분도 있다. 여기에 득점머신 카멜로 앤서니(뉴욕 닉스)도 힘을 보탠다. 포워드 라인만으로 놓고 보면 1992년 원조 드림팀보다 앞선다. 드림팀의 최고참 코비 브라이언트가 올림픽 시작 전 "원조 드림팀과 맞붙으면 우리가 이길 수 있다"고 말한 자신감의 원천은 막강한 포워드라인이다.
문제는 센터진이다. 역대 드림팀 중 가장 센터진의 공격력은 가장 허약하다. 타이슨 챈들러(뉴욕 닉스)와 케빈 러브(미네소타 팀버울브스)가 주축. 리그 최고의 센터 드와이트 하워드는 부상. 드림팀에 합류했던 그리핀은 훈련 도중 불의의 부상으로 역시 제외됐다. 이들이 빠지면서 드림팀의 골밑은 높이와 공격력이 너무나 많이 떨어졌다. 이번 대회 드림팀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스페인. 파우 가솔(LA 레이커스), 마르크 가솔(멤피스 그리즐리스) 형제 센터가 굳건하다. 여기에 스페인으로 귀화한 서지 이바카(오클라호마시티 선더)가 가세했다. 이바카는 올 시즌 오클라호마시티 돌풍의 주인공. 리바운드와 블록슛 등 수비능력은 리그 최상급이다. 때문에 미국 골밑은 스페인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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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드림팀의 목표는 금메달이다. 당연하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드림팀은 한 가지 숙제를 풀어야 한다.
불균형한 내외곽의 밸런스를 잡아야 한다. 대학 최고의 명장 슈세프스키 감독은 야심차게 '스리 포워드 시스템'을 들고 나왔다.
그는 검증된 사령탑이다. 이미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드림팀의 지휘봉을 잡고 쉽지 않은 금메달을 따냈다. 당시 르브론 제임스에게 에이스 역할을 맡겼다. 크리스 폴과 드웨인 웨이드에게 속공을 맡겼다. 카멜로 앤서니에게는 슈터, 코비 브라이언트에게는 상대팀 에이스의 수비를 맡겼다. 한마디로 철저한 역할 분담으로 드림팀의 약점인 과도한 공격옵션과 희생정신 부족에서 파생되는 조직력의 약화를 사전에 차단했다. 그의 강력한 카리스마에 NBA 스타들은 순한 양처럼 자신의 역할을 수행했다.
슈세프스키 감독이 들고 나올 스리 포워드 시스템은 카멜로 앤서니와 르브론 제임스, 그리고 케빈 듀란트를 동시에 투입하는 것이다. 즉 센터없이 세 명의 포워드를 코트에 투입시키는 전술이다.
세 명의 포워드들은 멀티 플레이어다. 신체조건이 좋다. 앤서니와 제임스는 2m3, 듀란트는 2m7이다. 듀란트와 앤서니는 파워포워드까지 맡을 수 있다. 뛰어난 몸싸움 능력을 지닌 제임스는 지난 시즌 센터 수비를 하기도 했었다.
공격에서는 이점이 많다. 세 선수는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득점머신이다. 당연히 미스 매치가 더욱 많이 생긴다. 게다가 제임스와 듀란트는 매우 뛰어난 패서다. 스리 포워드 시스템을 가동했을 때 드림팀의 공격옵션은 무한대로 늘어날 수 있다. 문제는 수비다. 슈세프스키 감독은 상대센터에게 코트이동과 스피드에 부담을 줄 스리 포워드 시스템이 오히려 정상적인 센터대결보다 승리 확률이 높아진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
아직은 불안하다. 런던올림픽 A조 예선 4전 전승. 한 경기 최다득점인 156점(나이지리아전)을 퍼붓기도 했다. 하지만 한 수 아래의 전력인 리투아니아에 고전 끝에 99대94로 신승을 거두는 불안함을 노출했다. 듀란트와 제임스의 외계인같은 능력을 생각하면 스리 포워드 시스템은 무너질 것 같지 않다. 하지만 농구는 팀 스포츠. 여기에 센터진의 역할은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드림팀 비밀병기에 대한 정확한 검증은 8강 이후에 가능하다. 매우 흥미롭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