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남자농구 4강, 딜레마 전쟁

최종수정 2012-08-09 10:03

이변은 없었다. 올라갈 팀이 모두 올라갔다.

미국 드림팀은 9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영국 노스 그리니치 아레나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남자농구 8강전에서 호주를 119대86으로 완파했다. 트리플 더블(11득점, 14리바운드, 12어시스트)을 기록한 르브론 제임스를 비롯해 6명의 선수가 두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아르헨티나는 브라질을 82대77로 눌렀고, 스페인은 프랑스를 66대59, 러시아는 리투아니아를 83대74로 꺾었다.

4강은 11일 새벽 아르헨티나와 미국, 스페인과 러시아의 대결로 압축됐다. 미국의 절대적인 우세. 하지만 완벽하진 않다. 고민이 있다. 러시아, 스페인, 아르헨티나도 마찬가지다. 확실한 딜레마들이 있다. 이 숙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최강 미국을 넘어설 수 없다. 남자농구 4강전은 이 딜레마를 어떻게 푸느냐가 관건이다.

●미국 - 불안한 스타트

뒷심이 좋다. 거꾸로 말하면 전반은 실망스럽다. 이번 대회 미국 드림팀에 나타난 가장 큰 특징이다. 예선에서 그랬다. 리투아니아와 아르헨티나에게 고전했다. 전반은 접전이었다.

이유가 있다. 두 가지다. 일단 미국은 공격력보다 수비력이 강하다. 각국 지도자들은 드림팀의 앞선 압박수비에 혀를 내두른다. 프랑스 빈센트 콜렛 감독은 "드림팀의 수비는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정말 대단한 수비"라고 했다. 실제 예선 아르헨티나와의 후반전에서 드림팀의 수비는 완벽했다.

반면 공격력은 불균형하다. 센터진이 약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상대팀의 체력과 움직임이 살아있는 전반전, 공격을 하기 쉽지 않다. 두번째 상대팀이 체력적으로 버텨낼 풍부한 선수층이 없다. 거꾸로 말하면 미국 드림팀 12명의 파상공세를 후반전까지 막을 팀이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전반보다는 후반에 맹공을 퍼붓는 특징이 생긴다. 하지만 센터진의 약점으로 인한 스타트의 불안함은 보완할 필요가 있다.

●스페인 - 계륵 서지 이바카


미국과 경기를 펼친다면, 분명 이바카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콩고 출신 이바카는 NBA에서 손꼽히는 수비수이자 블록슛의 대가. 오클라호마시티 선더스를 챔피언결정전으로 올려놓은 숨은 힘이다. 그가 스페인으로 귀화한 뒤 출전한 첫 올림픽.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은 스페인의 골밑이 미국보다 낫다고 했다. 이바카 뿐만 아니라 NBA 최정상급 파워포워드 파우 가솔(LA 레이커스)과 마르크 가솔(멤피스 그리즐리스)까지 있기 때문. 특히 마르크 가솔은 올 시즌 일취월장했다.

그런데 이바카의 활용도가 너무 많이 떨어진다. 이유가 있다. 스페인 대표팀의 대부분은 10년 이상 손발을 맞춘 사이다. 때문에 특유의 스페인 조직농구를 가지고 있다. 승부처에서 날카롭게 발휘되는 힘이다. 이바카는 여기에 제대로 녹아들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주로 마르크 가솔과 파우 가솔이 골밑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이바카는 식스맨같은 역할을 한다. 프랑스와 초접전을 펼친 8강전에서도 경기종료 3분을 남겨놓고 이바카 대신 마르크 가솔이 투입됐다. 이바카는 수비와 블록슛에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짧은 시간 내에 팀에 녹아들기 쉬운 스타일. 하지만 스페인 특유의 농구는 쉽지 않다. 미국의 독주를 견제할 0순위 후보로 꼽히던 스페인이 예선에서 고전했던 이유. 천재 가드 리키 루비오의 부상공백과 이바카의 어정쩡한 팀내 입지다. 드림팀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꼭 해결해야 할 문제다.

●러시아 - 경험없는 포텐 쉐베드

러시아는 8강전에서 의외로 고전했다. 리투아니아를 83대74로 눌렀다. 유럽 최고의 수비력을 지닌 러시아. 반면 리투아니아는 4년 전 베이징올림픽에 비해 팀 수준 자체가 한단계 다운그레이드됐다. 때문에 쉽게 러시아가 승리를 거둘 것이라 예상했다.

골밑은 안정됐다. NBA 유타 재즈에서 명성을 떨친 에이스 안드레이 키릴렌코는 19득점, 13리바운드,3블록슛, 3스틸로 맹활약했다.

문제는 23세의 주전 가드 알렉세이 쉐베드다. 단 4득점. 약점으로 지적된 야투율은 너무나 저조했다. 3점슛은 5개를 시도해 하나도 넣지 못했다.

러시아는 강한 수비를 바탕으로 골밑은 키릴렌코, 외곽은 쉐베드가 공격을 이끈다. 쉐베드가 이상을 일으킨다는 것은 러시아 내외곽의 밸런스가 탈이 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잠재력이 풍부하다. 스페인 리키 루비오와 비견하면서, 유럽 최고의 가드로 꼽기도 한다. 하지만 경험이 부족하다. 기복도 심하다. 걸출한 골밑돌파능력을 지닌 그는 드리블과 개인능력이 환상적이다. 단 하나, 외곽슛이 부족한 단점이 있다. 결국 8강전의 부담을 이기지 못하면서 최악의 경기력을 펼쳤다. 러시아가 결승에 가기 위해서는 쉐베드 딜레마를 푸는 게 가장 중요하다.

●아르헨티나 - 너무 심한 주전 의존도

아르헨티나는 마누 지노빌리의 팀이다. 공수의 심장이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아르헨티나를 금메달로 이끈 주인공. 언제나 실망시키지 않았다. 그러나 그도 이제 35세다. 8강전에서 그는 36분17초를 소화했다. 삐끗하면 떨어지는 8강 토너먼트지만, 좀 심했다. 체력조절이 절실히 필요한 나이. 문제는 대체할 백업선수가 없다는 점이다. 지노빌리가 빠지고 나면 아르헨티나의 조직력은 급격히 하락한다. 지노빌리 뿐만 아니다. 슈터 카를로스 델피노도 37분2초를 뛰었다. 아르헨티나가 예선에서 고전한 이유다. 선수층이 두텁지 않다. 주전과 비주전의 차이가 심하다. 따라서 후반전 경기력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3쿼터까지 64-54로 앞섰던 아르헨티나가 경기종료 4분21초를 남기고 70-67로 추격을 당한 원인이기도 하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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