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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프로-아마 최강전 첫 날부터 프로팀들이 대학팀들에 고전했다. 이번 시즌 KBL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는 서울 SK가 연세대와의 개막전에서 4쿼터에 대역전극을 연출하며 77-69로 신승을 거둔데 이어 지난 시즌 KBL 챔피언결정전 우승팀인 안양 KGC는 중앙대에 94-98로 패하며 첫 번째 이변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그런데 이것은 어디까지나 프로팀에서의 입장이고 관점이다. 프로팀들은 자신들만 주전급 선수들을 쉬게 하고 1.5군이나 2군으로 이번 대회에 나선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팀에 패하더라도 주전들을 투입 하지 않아서, 외국인 선수 없는 농구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랬다는 핑계를 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개막전에서 SK와 KGC를 상대한 연세대와 중앙대 등 대학팀들의 사정을 안다면 프로팀들은 좋지 않은 경기력에 대한 핑계를 댈 수 없게 된다. 개막전부터 멋진 경기력을 선보인 연세대와 중앙대는 과연 이번 대회에 어떤 전력을 가지고 나섰을까?
더군다나 연세대는 아직 기존의 선수들과 손발도 제대로 맞춰보지 못한, 대학 입학 예정자인 천기범, 최준용, 박인태 등 현재 고등학교 3학년인 선수들 위주로 SK와의 경기에 나섰다. 그들이 물론 U-18 대표팀 선수들이고 앞으로 연세대를 이끌어 나갈 선수들이라고는 하지만 연세대가 SK전에 나선 전력은 분명 베스트라고 보기 어려웠다. 얼마 전까지 팀의 주축이었던 선수 6명이 프로 입단과 부상 등으로 제외됐고 아직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않은 선수 3명이 중심에 섰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KGC를 잡아낸 중앙대의 사정은 어땠을까? 중앙대의 사정은 사실 연세대보다 더욱 심각했다. 중앙대는 지난 10월 초에 끝난 대학농구리그 결승전까지도 주전 4학년 5인방(정성수, 김현수, 유병훈, 임동섭, 장재석)에게 거의 모든 것을 의지했다.
하지만 10월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4학년 5인방이 모두 프로로 진출하면서 그동안 그들의 백업 역할만을 맡아왔던, 제대로 된 출장시간조차 잡지 못했던 이호현, 전성현, 박철호 등이 KGC와의 경기에 주전급으로 출장했다. 불과 두 달 전까지 팀의 베스트5를 맡았던 선수들이 모두 빠져나간, 연세대와 달리 특급 신인 선수들도 영입하지 못한 중앙대의 전력은 이번 대회에서 다크호스로도 평가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처럼 결코 정상적인 전력이라 할 수 없는 연세대와 중앙대를 상대로 프로 상위권 팀의 1.5군 혹은 2군급 선수들은 좋지 못한 경기력을 보이며 대학 선수들을 영웅으로 만들어주고 말았다. 연세대의 허웅과 천기범은 SK전에서 그들의 가진 가능성을 충분히 증명해 보였고, 그동안 중앙대의 후보였던 이호현과 전성현은 KGC전에서 아예 프로 1군급 기량을 선보이며 한 차원 다른 클래스를 선보였다.
흥미로운 점은 프로팀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는 상대인 경희대와 고려대는 아직 경기를 치르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프로팀들이 동기 부여도 되지 않는, 부상의 우려가 있는 이번 대회에 주전 선수들을 쉬게 해주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하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없이 경기를 치르는 프로와 대학팀의 기량 차이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점은, 나름 '프로'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많은 연봉을 받고 있는 그들의 현실을 씁쓸하게 만들고 있다. <홍진표 객원기자, SportsSoul의 소울로그(http://blog.naver.com/ywam31)>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