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희 "친구 이정현이 상무 후임으로 오면요?"

최종수정 2012-12-02 10:34


이런 얄궂은 운명이 또 어디 있을까.

1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아마 최강전 상무의 히어로는 마지막 극적인 결승골을 성공시킨 박찬희였다. 경기 후 박찬희는 이훈재 감독과 전역을 앞둔 고참 강병현, 기승호와 함께 인터뷰실에들어왔다. 이들 사이에 긴장된 표정으로 각을 잡고 앉은 박찬희에게서 국가대표, 프로농구 신인왕 출신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4월30일 입대, 이제 일병이 된 박찬희는 농구실력에 상관 없이 그저 막내일 뿐.

이런 박찬희가 마음의 위안을 삼을 수 있는 이유가 있으니 바로 소속팀 KGC의 '절친' 이정현 때문이다. 강병현, 기승호 등의 고참급들이 전역을 하면 상무 역시 신병을 선발해야 하는데 이 때 이정현이 입대할 확률이 매우 크기 때문. KGC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력약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두 사람의 입대 시기를 조정했고, 그 결과 박찬희를 1년 먼저 군에 입대시켰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이정현 차례다. 조금만 참으면 친구를 후임으로 맞아들일 꿈같은 날이 박찬희에게도 찾아온다.

박찬희는 "12월이 되면 정현이도 슬슬 입대에 대한 실감을 할 것"이라고 말하며 슬며시 웃음을 보였다. 이어 "입대 전까지 팀 우승, 개인적인 목표 등 이루고 싶은 걸 다 이루고 왔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군인으로서만 할 수 있는 알쏭달쏭한 표현. 박찬희는 또 "정현이가 후임으로 온다면 혼을 내기 보다는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가르쳐 주는 선임이 되겠다"는 모범적인 얘기를 꺼내 인터뷰장에 웃음을 선사했다.

이에 대한 이정현의 생각은 어떨까. 이정현은 "요즘 만나는 분들마다 군대 얘기만 꺼내셔서 머리 속이 복잡하다"고 하소연하며 "찬희, 그리고 가장 절친하게 지냈던 (허)일영이형, (김)강선이형 등 상무에 가있는 동료들이 자세한 얘기는 해주지 않는다. 모두 '일단 와봐라'라는 얘기밖에 해주질 않아 더욱 긴장이 된다"는 속내를 밝혔다. 안재욱, 송창용, 정민수 등 먼저 입대한 대학, 프로 동기생들이 손꼽아 이정현을 기다리고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는 말도 꺼냈다.

이정현은 "군대 문제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이번 시즌 팀 성적"이라며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중앙대에 패한 후 선후배들끼리 지나간 일은 잊고 앞으로 다가올 정규 시즌 경기를 잘 준비하자고 결의했다.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올시즌에도 우승컵을 다시 한 번 들어올리면 기분 좋게 군 입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요한건 이정현이 이번 시즌을 마치면 상무에 입대할 수 있는지의 여부다. 상무는 선수들의 실적과 자체 체력 테스트 등을 거쳐 선수선발위원회의 심사를 최종 통과해야 입대할 수 있다. 이훈재 감독은 "팀에서 주축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이정현의 경우 실적이 워낙 좋기 때문에 위원회에서 꼭 선발해주실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변이 없다면 선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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