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KB국민카드 프로-아마 최강전 인천 전자랜드와 경희대의 경기가 29일 고양 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경희대 최부영 감독이 분주하게 작전지시를 내리고 있다. 고양=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2.11.29/
"아주 불쾌하네요. 2군도 못이기면서…"
지난달 28일부터 열리고 있는 '프로-아마 최강전'은 프로팀과 대학팀간의 맞짱승부를 통해 과거 '농구대잔치' 시절의 추억을 되살리고 농구의 발전을 이끌어내자는 취지에서 성사된 대회다. 취지 자체는 매우 훌륭하지만, 매사가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일이다. 이번 대회도 마찬가지다. 초반 대회 운영과 관련해서 문제점들이 속속 튀어나오고 있다.
몇몇 문제들은 충분히 개선의 여지가 있어 다음에 고치면 될 만한 수준이다. 장소나 일정, 경기수 혹은 흥행 전력과 같은 것들이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대회의 취지 자체를 퇴색시킬 수도 있을 정도의 바람직하지 못한 문제도 눈에 띈다. 현장 지도자들의 경솔한 발언으로 촉발된 프로팀과 아마추어팀의 갈등 양상이 바로 그것이다. 경희대 최부영 감독의 발언이 도화선이 되더니 프로 쪽에서는 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대거리를 하며 자칫 갈등이 심화될 조짐이 보인다.
8일 오후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2012-13 프로농구 모비스와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2.11.08.
"프로 감독들 참 강심장이네" 대학팀의 선제 공격
발단은 대회 이틀째인 11월 29일 최 감독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최 감독은 당시 "프로팀 감독들 참 강심장이더라"는 말을 했다. 전날 SK와 KGC가 주전 선수들을 빼고 경기에 임한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KGC는 중앙대에 패하기도 했다. 최 감독은 이에 대해 "어제 경기를 보고 나서 그냥 편안하게 (경기)하는 걸로 생각을 바꿨다"며 프로팀의 자세를 질타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한 최 감독도 첫 경기에서 전자랜드에 패하고 말았다.
어쨌든 이 발언으로 인해 잠시 봉합되는 듯 했던 대학팀과 프로팀 간의 갈등이 이번 대회를 통해 다시 불거지게 됐다. 대회 개막에 앞서 프로팀과의 경기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던 대학팀들은 현저한 기량 차이를 보이며 줄줄이 패했다. 최 감독이 "주전들을 안내보낸다"며 비난했지만, 대학팀들은 그런 프로 1.5군 혹은 2군을 넘지 못했다. 대학농구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훈련부터 더 시켜야지. 2군도 못이기면서…" 프로의 반격
프로팀도 불만의 목소리를 터트렸다. 유재학 감독은 4일 열린 8강전에서 동부에 패한 뒤 "일부 대학 감독들이 프로팀을 향해 불만을 계속 토해내고 있는데, 듣는 입장에서는 아주 불쾌하다"고 정면 반박했다. 최 감독을 겨냥한 직접 화법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유 감독은 "대회에서 나타난 것처럼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가 크지 않나. 경험의 양이나 질에서 차원이 다르다"면서 "실제로 프로 1.5군이나 2군이 나와도 못이기지 않았나. 훈련부터 더 많이 시키고, 기술도 더 가르쳐야 할 것 같다"며 대학 감독들이 프로팀에 불만을 쏟기에 앞서 집안 관리부터 해야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프로리그가 진행되는 도중에 열린 이번 대회는 프로팀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대학팀 역시 팀의 주축인 졸업반이 빠지고, 신입생이 들어온 시점이라 어수선하긴 마찬가지다. 그러나 프로농구의 발전과 인기 회복을 위해 프로와 아마추어가 한 발씩 양보했다. 이렇듯 힘들게 만들어진 대회가 지속적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서로간에 대한 비난이나 불평을 쏟아내는 것 보다는 조금 더 서로의 입장을 배려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