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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렸다 하면 던지고, 던졌다 하면 들어간다.
불이 붙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시즌 3점슛 최하위였던 LG는 올시즌 15일 현재 평균 8.4개로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그야말로 외곽슛 분야에서는 괄목상대를 한 것이다. 10개 팀 유일하게 3점슛 랭킹 5위안에 2명(1위 김영환, 4위 박래훈)이나 보유할 정도다.
올시즌 개막 이전까지만 해도 6강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던 LG가 예상 밖으로 선전하고 있는 주요 이유이기도 하다.
한 번 불이 붙었다 하면 무섭다고 느낄 정도로 선수 누구 가릴 것없이 집중 포화를 쏟아붙는 것도 특징이다.
LG가 외곽슛 전문팀으로 자리잡은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훈련만이 살 길이다.
LG에는 KT에서 이적한 주장 김영환을 제외하고 마땅히 이름값이 높은 선수가 없다. 대부분 젊은 선수들인 데다, 스타들의 그늘에 가려 지내왔다. 딱히 내세울 게 없는 LG로서는 훈련만이 살 길이었다. 김 진 감독은 올시즌 개막 이전부터 수비자 3초룰 폐지에 대비해 외곽 강화에 초점을 맞춰 준비를 했다. 김 감독의 채찍은 시즌이 시작해서도 멈추지 않았다. 슈팅 훈련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슈팅 훈련이 빠지는 경우는 결코 없다. LG 선수들은 오전-오후 훈련을 마친 뒤 각각 300개를 던져야 하고, 젊은 선수 위주로 실시되는 저녁식사 후 야간훈련에서도 200∼300개를 더 던져야 한다. 특히 신인 박래훈과 조상열의 경우 기본 할당량 1000개를 채워야 한다. 14일 KT전에서 3점슛으로 일등공신이 됐던 조상열은 "프로-아마 최강전 기간에는 훈련량이 줄어들 줄 알았는데 야간에 300개 이상을 반드시 던져야 했다"고 말했다. 박래훈은 슈팅을 하도 던지다 보니 팔이 아파서 며칠 쉬기도 했단다. 하지만 김 감독은 "농구선수가 슛 좀 던졌다고 팔이 아프다는 것은 그만큼 그동안 슈팅연습을 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라며 마음이 약해지지 않는다. 김 감독은 "선수들 슈팅훈련 잡아주랴, 빅맨들 기술 지도하랴, 하루 종일 눈코뜰 새 없이 바쁘게 지내는 코치들의 고생이 가장 크다"며 "역시 훈련으로 흘린 땀은 보답을 받는다"고 말했다.
LG였기에 가능했다?
지옥훈련이라고 마냥 통하는 것이 아니다. 선수들이 속으로 불평을 품고 한두 명 요령을 피기 시작하면 말짱 도루묵이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LG는 달랐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아무래도 어리다는 것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했다. 시키는대로 잘 따라주고 있다"고 말했다. LG는 단 1분이라도 출전기회를 얻고 싶은 선수들로 가득 차 있다. 게다가 LG가 올시즌부터 2군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경기능력과 부상 여부에 따라 1-2군을 오가도록 한 것도 자극이 됐다. 1군에 살아남기 위해 죽기 살기로 훈련에 임하는 것이다. 프로 밥 좀 먹었다고 강도높은 훈련에 입을 삐죽거리며 팀 분위기를 흔드는 선수도 없다. 그러니 지옥훈련의 효과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에 LG는 로드 벤슨이라는 '골밑 효자'를 보유하고 있다. 벤슨은 15일 현재 리바운드 2위(평균 11.05개), 블록슛 4위(평균 1.20개), 덩크슛 2위(평균 1.80개)로 골밑에서 든든한 지킴이다. 이런 벤슨이 코트에 나서면 상대팀으로서는 더블팀을 붙이지 않고는 막을 수 없게 된다. 당연히 더블팀 수비가 벤슨쪽으로 쏠리게 되면 외곽 수비에 구멍이 생기게 된다. LG가 외곽 오픈찬스를 걸핏하면 만들어내고 편안하게 슈팅을 날릴 수 있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3점슛이 불발되도 좋다는 자신감도 얻을 수 있다. 골밑에서 리바운드를 잡아줄 벤슨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올시즌 외곽슛의 강자 LG는 땀-분위기-용병의 3박자가 제대로 조화된 결과였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