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빨리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드리겠다." "농구는 입으로 하는게 아니다."
이에 두 베테랑 감독은 정색을 했다. 유 감독은 추 감독의 이런 발언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미디어데이 때 책임감 없는 발언이 많이 나온다. 책임질 수 있는 말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감독도 "농구는 입으로 하는 게 아니라, 선수들이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추 감독의 도발에 재치있게 받아치는 분위기는 절대 아니었다. 추 감독의 발언이 지나쳤다는 분위기였다. 추 감독이 달아오르게 한 현장 분위기에 찬물이 끼얹어졌다.
그렇다고 추 감독이 정말 예의에 어긋나는 어처구니 없는 발언과 행동을 했다면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았다. 추 감독 본인도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6강 플레이오프 상대인 LG가 매우 강하고 절대 5전 3선승제 게임이 쉽게 풀릴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디어데이 자리에서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한 도전적인 발언을 한 것이다.
최근 농구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며 현장에서는 한숨을 쉬고 있다. 미디어데이만 봐도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이유를 확인할 수 있다. 흥미를 끌 만한 요소가 전혀 없다. 3년 전 동부와 KGC가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나기 전 동부 윤호영과 KGC 양희종 간의 설전이 있었다. 이 신경전에 동부 이광재 등이 가세하며 팬들의 관심은 급속도로 올라갔다. 이렇게 감독, 스타플레이어 간의 도발과 신경전을 프로 무대에서 절대 나쁜게 아니다. 오히려 꼭 필요한 요소다.
최근 여자프로농구에서는 하나외환 박종천 감독이 큰 화제다. 경기 후 인터뷰 장면이 약간은 희화화 되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박 감독도 자신이 우스꽝스러운 이미지로 비춰지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러면서도 5일 경기 승리 후 "하나외환, 그리고 여자농구의 인기를 위해서라면 광대 아닌 광대 이상이 되겠다"라는 말을 했다. 남자농구가 분명히 배워야 할 부분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