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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위기와 SK의 도약, 6위 싸움 판도는?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7-02-09 11:20


군에서 제대한 최부경의 합류로 서울 SK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제공=KBL

프로농구 6강 판도에 변화가 일 조짐이다.

4라운드 이후 울산 모비스와 인천 전자랜드가 5,6위를 놓고 치열한 다툼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창원 LG가 강력하게 따라붙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서울 SK도 최근 상승세를 타며 6강 싸움에 본격 뛰어들었다. 8일 현재 5위 모비스와 8위 SK의 승차는 4.5경기. 이제 막 5라운드가 시작된 시점이라 순위가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흥미로운 것은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4팀 모두 전력에 변화가 있었다는 점이다. 모비스는 '괴물 신인' 이종현이 합류해 제공권이 한층 강화됐고, 전자랜드는 외국인 선수 제임스 켈리를 내치고 아이반 아스카를 주저앉히며 조직력의 농구로 승부를 걸기로 했다. LG는 부산 kt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조성민을 영입했고, SK는 군에서 제대한 최부경이 공수에서 힘을 보태고 있다. 이 가운데 전력 정비 효과가 뚜렷한 팀은 LG와 SK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주력 센터 김종규가 부상으로 이탈한 LG가 행보를 장담할 수 없게 생겼다. 김종규는 지난 5일 안양 KGC전에서 오른쪽 무릎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어 시즌을 사실상 접었다. 조성민이 가세해 김종규의 활용가치가 높아졌던 LG는 큰 악재를 만난 셈이다. LG는 '조성민+김종규' 카드를 앞세워 지난 3일과 5일 강호 고양 오리온과 KGC를 잇달아 무너뜨렸다. 하지만 8일 김종규가 빠진 뒤 가진 첫 경기에서 SK에 무릎을 꿇었다.

LG 김 진 감독은 "종규 대신 박인태가 나서는데 오히려 수비에서 블록슛이나 리바운드 타이밍은 차이가 없다. 다만 게임을 많이 못뛰어 트랜지션, 스크린, 픽앤롤서 어느 정도 할지 모르겠다. 적극성을 갖고 자신감 있게 하라고 얘기해줬다"고 했다. 김 감독의 기대대로 LG는 이날 제공권에서는 앞섰지만, 턴오버를 19개나 범하며 자멸했다. 김종규가 빠진 상황에서 손발이 맞지 않은 측면이 컸다. 조성민이 합류해 외곽 라인이 강화된 LG는 골밑 공간 확보로 제임스 메이스와 김종규가 훨씬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 이런 패턴의 한 축인 김종규가 빠짐으로써 리바운드는 물론 팀플레이에도 문제가 생기게 된 것이다.

반면 SK는 상승세가 뚜렷하다. 이번 시즌 첫 3연승을 달린 SK는 6위 전자랜드와의 승차를 3.5경기로 좁혔다. 최부경 효과로 보는 이들이 많다. 최부경은 공수에 궂은 일을 도맡아하는 선수다. 상대 빅맨을 마크하고 리바운드에 적극 가담한다. 이날 LG전서도 최부경은 13득점, 2리바운드, 5어시스트, 1블록슛 등 전천후 활약을 펼쳤다. 문경은 감독은 경기후 "최부경의 허슬플레이가 분위기를 가져왔다"며 "최부경이 없을 때는 더블팀을 하면 작은 선수들이 힘들어했는데, 지금은 그들의 체력 소모가 적다. 부경이가 있을 때와 없을 때 차이"라고 했다. 수비 뿐만 아니라 공격의 폭도 넓어졌다는 의미다.

문 감독은 이번 5라운드 목표를 7승2패로 잡았다. 일단 2승을 거둬 남은 레이스에서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당장 2월 중순까지 만나는 팀들이 만만치 않다. 서울 삼성, 원주 동부, KGC가 기다리고 있다. 문 감독은 "삼성까지 잡는다면 5라운드 목표로 한 7승을 충분히 할 수 있다. 또 4연승을 하면 자신감도 높아지고, 선수들이 '우리 수비가 되는구나, 공격이 되는구나' 느낄 것이다. 지금 분위기를 끌고 가서 전자랜드, LG와 열심히 경쟁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위기에 빠진 LG와 '빅맨' 농구를 되살린 SK가 6강 싸움을 어떻게 끌고 갈 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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