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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만수의 반전, "공격적" 발언의 의미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7-04-04 10:47


모비스 유재학 감독. 사진제공=KBL

의외의 발언이었지만, '최선의 선택'인 듯 보였다. 언뜻 약간 위험성도 있어 보인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3일 동부와의 6강 플레이오프를 3전 전승으로 끝낸 뒤 4강 KGC전에 대해 말했다.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가 핵심이다.

KGC는 올 시즌 명실상부한 최고의 팀이다. 일단 핵심이 강하다. 골밑에서 데이비드 사이먼과 오세근이 있다. 두 선수는 파워와 기술을 모두 갖춘 빅맨이다. 게다가 농구를 알고 하는 선수들이다.

여기에 기량이 만개한 이정현이 외곽에 버티고 있다. 시즌 초반 팀 적응이 되지 않던 키퍼 사익스까지 공수에서 맹활약한다.

기본적으로 사익스는 수비가 매우 강하다. 시즌 전 일본 가와사키 전지훈련에서 김승기 KGC 감독은 "일단 사익스는 수비에서 풍부한 활동력과 순발력으로 강한 압박을 하는 게 장점"이라고 했다. 상대 지역방어에 고전했지만, 시즌을 치르면서 예리한 돌파와 외곽 3점포를 효율적으로 터뜨리면서 KGC의 후반 상승세를 견인했다.

게다가 백업진 역시 풍부하다. 문성곤 한희원 전성현 김민욱과 함께 부상에서 돌아온 강병현까지 있다. 포워드진은 포화상태일 정도다. 이들은 코트에 나서서 공격과 수비에서 제 몫을 해낸다.

정규리그보다 플레이오프에서 더욱 좋은 모습을 보이는 모비스다. 게다가 프로농구 최초 3년 연속 챔프전 우승을 달성한 저력의 팀. 그러나 지난 시즌 오리온과의 4강전에서 3전 전패를 당했던 것처럼, 올 시즌에도 KGC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양동근과 함지훈이 버티고 있고, 이종현 이대성이 합류했지만, 아직 온전한 팀으로서 조직력을 맞추는 시간이 필요하다. 여기에 네이트 밀러가 6강 플레이오프에서 맹활약을 펼쳤지만, 순발력이 느린 약점을 가지고 있고, 허버트 힐은 아직 몸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KGC와 모비스가 4강 격돌을 한다.

유 감독은 '공격적'이라는 발언에 대해 자세한 언급은 피했다. "상대가 준비할 수 있기 때문에 디테일한 부분은 아직 말씀드릴 수 없다"고 했다.

3연속 우승을 달성한 뒤 모비스는 지난 시즌 리빌딩을 공개적으로 말했다. 당시 유 감독은 "공격 지향적 농구를 하겠다. 업 스크린을 많이 사용하는 공격적 패턴을 준비하고 활용하겠다"고 했다. 실제 비 시즌 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공격 작업을 수행할 자원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비스가 그동안 강했던 이유는 단순히 '공격농구', '수비 농구'에 국한되지 않고 팀 전력에 맞춰 선수들의 장점을 극대화했기 때문이다.

올 시즌 모비스는 평균 74.6득점으로 가장 낮은 득점력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수비력은 1위다. 평균 76점만을 내줬다. 모비스가 강한 수비력을 가질 수 있었던 원동력은 외곽 수비다. 3점슛 성공 허용률이 28.5%에 불과하다. 모비스를 제외하면 모든 팀들이 30%대다. 그만큼 수비력에서는 유기적 움직임을 가졌다는 의미다.

그런데 4강을 앞두고 유 감독은 "정규리그 때 지키는 농구를 하려다 결과가 좋지 않았다. 공격적, 도전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어떤 의미일까.

일단 정상적인 모비스의 팀 컬러를 가져가서는 KGC에게 우위를 점하기 힘들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모비스는 외국인 선수가 불안하고, 이대성은 공격에서 밸런스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손발을 맞춘 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KGC를 압도할 수 있는 조직력을 갖춘 것도 아니다.

유 감독은 정규리그 막판 "냉정하게 볼 때 챔프전 우승은 우리 전력에서 쉽지 않다. 단, 호락호락하게 물러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KGC의 외곽 수비가 좋지 않다. 사익스가 있지만, 사익스와 나머지를 분리시키는 수비를 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 KGC는 세부적 약점들이 있다. 사이먼 오세근 이정현에 대한 의존도가 과한 측면이 있다. 이들은 플레이오프 특유의 '퐁당퐁당 일정(하루 쉬고 경기)'에서 체력적 부담감을 가질 수 있다. 정규리그에서도 빡빡한 스케줄을 만나면 활동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사익스가 개인적 능력으로 팀을 이끌고 있지만, 확실한 팀 패턴에 녹아들지 못하면서 팀내 비중이 어정쩡하다는 단점도 있다.

사익스를 제외하면 KGC 가드진의 레벨은 상당히 떨어지는 편이다. 반면, 모비스는 시리즈 내내 외곽 압박이 가능한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할 수 있다. 양동근 이대성 김효범 김수찬까지 수비에서는 주전부터 백업까지 압박 수비가 가능한 선수들이 많다.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좀 더 공격적으로 하겠다"는 발언은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더욱 거친 압박을 가하겠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 같다. 양팀의 4강 1차전은 10일 오후 7시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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