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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KGC와 울산 모비스의 2016-2017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이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KGC 사이먼이 모비스 이종현의 수비를 피해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안양=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7.04.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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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먹인거야." "홍삼의 힘이다."
12일 안양 KGC와 울산 모비스 피버스의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이 열리기 전 안양실내체육관. 모비스 유재학 감독과 KGC 김승기 감독이 차례로 취재진을 만났다. 이틀 전 열린 1차전에서 KGC가 90대82로 승리해 5전3선승제 플레이오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탓인지, 유 감독은 조금 걱정이 있는 표정이었고 김 감독은 한결 여유가 있었다.
유 감독은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 중 KGC 센터 데이비드 사이먼 얘기를 했다. 유 감독은 "상대 골밑을 막을 방법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사이먼이 던지면 다 들어가는데 어떻게 이기겠나. 골밑에서 공격을 하면 도움 수비를 가는 등 어떻게라도 막아보겠지만, 하이포스트 지역에서 던지는 미들슛이 다 들어가니 방법이 없다. 허버트 힐을 붙이면 스피드가 느려 사이먼이 돌파를 하고, 밀러가 붙으면 키 차이가 있어 편하게 슛을 쏜다. 우리 수비수들이 아무리 미들슛을 방해해도 다 들어갔다. 도대체 뭘 먹여서 저렇게 잘하는 건가"라고 농담섞인 궁금증을 표시했다. 사이먼은 1차전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33득점 9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김 감독은 유 감독의 이런 반응을 전해듣고 "뭐가 있겠는가. 홍삼을 열심히 먹어 그렇다"고 답했다. KGC는 인삼공사에서 운영하는 프로팀이다. 다른 건 몰라도, 홍삼 제품만은 선두들에게 원 없이 지급한다. 평소 주방에서 먹는 물만 해도 홍상 뿌리 원액을 타놓은 물이다. 김 감독은 "사이먼이 매일 홍삼을 잘 챙겨먹더니, 중요한 경기에서 힘을 발휘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홍삼의 힘은 2차전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사이먼은 2차전에도 공-수 완벽한 활약으로 팀에 2연승을 선물했다. 1쿼터 시작하자마자 턴어라운드 점퍼, 오른손-왼손 훅슛으로 연속 6득점했다. 1쿼터에만 혼자 13점을 넣었다. 그의 득점포는 경기 내내 가동됐다. 원드리블 점퍼, 페이드어웨이, 돌파에 이은 레이업슛, 속공 마무리,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골밑 득점, 덩크슛에 3점슛까지 가리지 않았다. 농구에서 공격하는 선수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기술을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포지션이 달라 스피드는 조금 떨어지지만, 이날 사이먼이 보여준 화려한 공격 기술들은 전성기 시절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마이클 조던과 다를 게 없었다.
수비도 빛났다. 상대적으로 골밑이 약한 모비스 선수들을 상대로 리바운드 12개(수비 리바운드 10개)를 걷어냈다. 모비스가 추격하는 시점 두 차례 네이트 밀러의 골밑슛을 블록슛 해내며 상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35분23초를 뛰며 29득점 12리바운드 3어시스트 2블록. 1쿼터 심판진이 파울콜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 2개의 파울을 기록했는데, 이후에는 파울 하나 없이 상대를 막는 영리함까지 보여줬다.
KGC는 사이먼 덕에 82대73으로 승리했다. 손쉽게 2연승을 거두며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눈앞에 뒀다. 사이먼이 지금 컨디션만 잘 유지한다면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무서울 게 없는 KGC다.
안양=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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