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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석에서 야유가 쏟아졌다. 신경전도 계속됐다. 경기가 흘러갈 수록 열기는 뜨거웠다.
26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 서울 삼성 썬더스와 안양 KGC인삼공사의 대결은 KGC의 88대82 승리로 끝이 났다.
지난 23일 KGC의 홈인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차전 경기 1쿼터 도중 삼성 이관희와 KGC 이정현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졌다. 이관희가 이정현을 압박 수비 하던 도중이었다. 이정현이 이관희의 견제를 뿌리치기 위해 팔로 밀었고, 밀린 이관희가 데이비드 사이먼에 걸려 넘어졌다. 일어난 이관희가 화가 난듯 이정현을 고의로 밀치면서 일이 커졌다.
심판들은 이정현에게 U-파울을 주고, 이관희에게는 파울과 퇴장 명령을 내렸다. 교체 투입됐던 이관희는 3초만에 코트를 떠났다.
KBL은 지난 24일 재정위원회를 걸고 이관희에게 1경기 출전 정지와 제재금 200만원을, 이정현에게는 제재금 150만원을 부과했다. 또 양 팀 감독과 선수단에게도 엄중 경고 조치를 내렸다. KBL 최고의 축제인 챔피언결정전에서 더이상의 불필요한 신경전은 자제해야한다는 메시지가 담겨있었다.
하지만 후유증이 컸다. 특히 KGC 선수단은 비난 여론에 마음 고생이 심했다. 챔프전처럼 큰 경기에서 분위기 싸움은 곧 승패와 직결된다. 양 팀 선수단이 3차전에서도 과한 신경전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있었다.
경기전 양 팀 감독들도 2차전에서 일어난 충돌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삼성 이상민 감독은 "이관희가 자제해야하는데 자신도 모르게 그런 행동을 해 죄송하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 나 역시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깊이 반성하고 있으니 다시는 그런 일이 없어야한다"고 했다.
KGC 김승기 감독도 "정현이가 많이 힘들어한다. 잠도 못잤는지 눈이 빨갛더라"며 안쓰러운 마음을 드러내면서 "정상급 선수이다보니 상대가 어떻게든 막으려고 한다. 이겨내야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경기 중반까지는 우려했던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다. 양 팀 선수들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경기에만 집중했다. 징계로 3차전에 뛸 수 없는 이관희는 사복 차림으로 벤치 뒤켠에 서서 경기를 지켜봤다.
그런데 삼성의 홈인만큼 KGC 선수들이 공을 잡을 때마다 관중석에서 끊이지 않고 야유가 터져나왔다. 충돌의 당사자였던 이정현이나, 거침 없이 플레이를 하는 양희종이 공을 잡을 때는 야유소리가 경기장을 꽉 채웠다. 챔프전이라 KGC 원정팬들도 적지 않았으나 홈팬들을 압도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KGC가 4쿼터에 역전에 성공하고, 경기가 한층 접전으로 흘러가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경기 종료 52초전 이동엽과 박재한의 충돌이 있었을 때는 잠시 양팀 선수단에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기도 했지만 최종 결과는 KGC의 승리였다. 원정의 불리함과 야유 속에서 뛴 KGC가 일군 반전 드라마였다. 2승을 선점한 KGC는 이제 분위기 싸움에서도 한층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잠실실내=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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