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퍼 사익스의 돌출 행동으로 당장 외국인 선수가 필요한 안양 KGC. 그런데 가승인 신청이 가능한 첫 날이었던 22일 KGC는 조용했다. 무슨 일이 있는 걸까.
그렇다면 급한 KGC는 왜 가만히 있었을까. 속사정이 있다. KGC는 일찌감치 몇 명의 후보군을 간추려놨다. 최종 결정을 하고, 22일 가승인을 신청해 통과가 되면 그 선수와 협상을 하면 됐다. 그런데 영입 1순위 후보였던 마이클 이페브라가 사고를 쳤다. 지난해 창원 LG 세이커스에서 뛰었던 이페브라는 최근 자신의 SNS에 KGC와 계약이 될 것이라는 내용의 농구 전문 사이트 보도 내용을 캡처해 올렸다. 이를 본 한국 다른 팀들 입장에서는 KGC가 룰에 어긋나는 사전 접촉을 했다고 충분히 해석할 수 있다. 그래서 21일 사무국장 회의에서 이 건에 대한 얘기가 나왔고, KBL도 조사에 들어가겠다고 했다. KGC도 무리하게 이페브라에 대한 가승인을 신청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다면 사전 접촉 얘기의 진실은 뭘까. 일단 KGC쪽은 오해라고 말한다. KGC 관계자는 "우리도 새 선수를 찾아봐야 하니 에이전트들을 통해 선수의 현 계약 상황이나 몸상태 등을 점검하고 있었다. 이페브라도 분명 우리가 고려하던 선수임은 맞다. 하지만 그 어떤 오퍼를 넣은 것도 없다. 어디서 얘기가 흘러나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느정도 인지도가 있는 농구 소식 사이트에 이페브라 얘기가 나왔고 이페브라의 지인들이 본인에게 확인을 한 모양이다. 선수는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 지도 모르고, 그 보도 화면을 캡처해 자신의 SNS에 올렸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페브라는 에이전트를 통해 "이게 계약 문제에까지 영향을 미칠 줄은 정말 몰랐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소식도 사이트에서 삭제된 상태다.
여기서 생기는 또 하나의 궁금증. 왜 KGC는 이페브라를 영입 선상에 올려놨던 것일까. KGC 관계자는 "오세근이 건강하다면 우리는 득점력이 좋은 가드가 필요하다. 이페브라가 키는 1m89로 크지 않지만 득점 생산력에 있어서만큼은 톱 클래스인 게 맞다"고 말하면서 "만약 웬델 맥키네스(전 원주 동부 프로미)를 데려올 수 있었다면 그쪽을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팀들도 맥키네스 교체에 상당한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는 지난 시즌 우승팀이기에 가승인 신청을 하면 맥키네스를 데려올 확률이 희박하다고 판단해 일찍 포기를 하고 다른 카드를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선수에 대해 여러 구단이 동시 가승인 신청을 하면 지난 시즌 성적 역순으로 우선 순위가 돌아간다.
그럼 왜 어떤 구단도 맥키네스 영입 가승인 신청을 하지 않았을까. 맥키네스는 현재 필리핀리그에서 뛰고 있는데 현지 소속팀이 강팀이라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확률이 매우 높다고 한다. 그러면 10월 말까지 필리핀에 있어야 한다. 지금 가승인 신청을 넣어봤자 맥키네스가 온다고 할 리 없다. 그래서 단신 외국인 선수 교체를 고려하던 팀들이 22일 가승인 개장일에도 조용했던 것이다.
어찌됐든 KGC는 본의 아니게 새 선수 영입까지 조금 더 시간을 벌게 됐다. 과연 KGC는 어떤 선수와 함께 새 시즌을 맞이하게 될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