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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원 최윤아 감독, 박신자컵서 지휘봉 잡은 여농 레전드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9-08-26 17:48


◇우리은행 전주원 코치가 강원도 속초실내체육관에서 열리고 있는 '2019 KB국민은행 박신자컵 서머리그'에서 임시 사령탑을 맡아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WKBL

[속초=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데뷔전 승리 축하해요~"

지난 24일부터 강원도 속초 실내체육관에서 열리고 있는 '2019 KB국민은행 박신자컵 서머리그'는 역대 최다인 9개 팀(WKBL 6개구단, 김천시청, 대학선발, 인도네시아 대표팀)이 참가해 비시즌 여자농구에 대한 팬들의 관심을 유발하고 있다. 젊은 선수 위주의 빠르고 공격적인 플레이가 펼쳐지면서 대회 첫 날부터 팽팽한 접전이 계속 이어졌다.

그런데 올해로 5회째를 맞는 박신자컵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경이 하나 있다. 바로 프로팀의 경기를 해당팀 감독이 아닌 코치가 지휘한다. 감독들은 관중석에 앉아 자기 팀의 경기를 묵묵히 지켜볼 뿐이다. 감독들은 관중석에서 삼삼오오 모여 앉아 젊은 선수들의 기량을 체크하고 느긋하게 새 시즌 구상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낯익은 인물들이 벤치에서 목청을 높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여자농구의 '레전드'로 불렸던 전주원 우리은행 코치나 현역시절 큰 인기를 끌었던 BNK의 최윤아 코치가 일종의 '감독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 물론 정식으로 감독이 된 건 아니지만, 이들은 계속 선수들을 독려하며 진지하게 경기에 임했다. KB스타즈 진경석 코치나 삼성생명 김도완 코치도 마찬가지다. 때로는 원래 감독보다 더 열정적인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신생팀 BNK 썸 농구단의 최윤아 코치(맨왼쪽)가 26일 강원도 속초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 KB국민은행 박신자컵 서머리그'에서 선수들을 불러모아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WKBL
평소 감독을 보좌하던 코치들이 직접 라인업을 구성하고, 선수 교체 타이밍이나 공격 및 수비 전술을 쓰면서 경기는 오히려 더욱 박진감 넘치게 진행되고 있다. KB스타즈 안덕수 감독이나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 등 여자프로농구의 명장들도 이런 방식을 통해 코치들의 책임감과 팀 조직력이 더욱 향상될 수 있다며 반기는 눈치다. 위 감독은 "전 코치가 워낙 알아서 잘 하니까 든든하다. 내가 할 일이 없어서 오히려 좀 심심하기도 하다"며 농담을 건넸다.

하지만 정작 지휘권을 잡은 코치들은 부담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25일 김천시청을 상대로 창단 첫 승을 이끈 BNK 최윤아 코치는 "선수들이 열심히 해주고 있어서 내가 더 잘 해야겠다는 각오를 하고 있다"면서 "이번 대회를 통해 팀이 더 단단해졌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우리은행 전주원 코치도 "승리 축하를 받는 게 쑥스럽다"면서도 "새로 합류한 임영희 코치가 있어 더 든든하다"고 말했다. 임시 지휘봉을 잡은 레전드들의 열정이 박신자컵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고 있다.


속초=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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