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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농구에 남다른 애정을 가졌던 회장님.'
농구 명문 용산고를 졸업한 고인은 농구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그는 2001년 현대 걸리버스 프로농구단을 인수해 KCC를 창단했다. 의미가 깊다. 현대 걸리버스는 '아버지와 같은 형님' 정주영 고 회장이 운영하던 구단이다. 하지만 IMF(국제금융기구) 사태로 상황이 악화되자 구단을 인수해 형님의 뜻을 이었다.
고인의 농구 관심은 단순히 '구단 창단'으로 끝나지 않았다. 그는 KCC의 연습경기 날이면 조용히 체육관 문을 열고 들어와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봤다.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경기 종료 직전 경기장을 떠나는 배려도 보였다. 이 밖에도 고인은 대한민국농구대표팀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한편, 1936년 강원도 통천 출생인 고인은 한국 재계에서 창업주로서는 드물게 60여년을 경영 일선에서 몸담았다. 고인은 22살 때인 1958년 8월 스레이트를 제조하는 금강스레트공업이라는 이름으로 KCC를 창업했다. 1974년 고려화학을 세워 유기화학 분야인 도료 사업에 진출했다. 1989년에는 건설사업부문을 분리해 금강종합건설(현 KCC 건설)을 설립했다. 2000년 ㈜금강과 고려화학㈜을 합병해 금강고려화학㈜으로 새롭게 출범한 이후, 2005년에 금강고려화학㈜을 ㈜KCC로 사명을 변경해 글로벌 첨단소재 화학기업으로 키워냈다.
지난해 말까지 매일 회사에 출근해 업무를 봤을 정도로 창립 이후 60년간 업(業)을 손에서 놓은 적이 없다. 현장을 중시하는 스타일로, 국내 기업인 중 가장 오래 경영현장을 지켜온 기업인이었다. 소탈하고 검소한 성격으로 평소 임직원에게 주인의식과 정도경영을 강조하며 스스로 모범을 보였다. 인재 육성을 위해 동국대, 울산대 등에 사재 수백억원을 쾌척하기도 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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