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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클래스가 다르네' 20분도 안된 시간에 자신의 가치 증명한 설린저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1-03-18 20:30



[창원=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클래스가 다르네!

미국프로농구(NBA) 무대에서, 한 팀의 주전으로 뛰고 시즌 평균 두자릿수 득점을 한 선수가 얼마나 대단한지 안양 KGC 제러드 설린저가 보여줬다.

KGC는 18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창원 LG와의 6라운드 경기에서 외국인 선수 설린저의 활약과 3점포 화력을 앞세워 ()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 승리로 KGC는 2연패 늪에서 탈출하고 단독 4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최하위 LG는 9위 원주 DB와의 승차가 3경기로 벌어졌다.

KGC는 시즌 막판 강한 승부수를 던졌다. 크리스 맥컬러를 퇴출시키고 NBA 출신 '빅네임' 설린저를 영입한 것. 최근 몇 시즌 부상으로 인해 경기를 제대로 뛰지 못했지만, 보스턴 셀틱스 시절인 2013~2014 시즌부터 세 시즌 동안 팀 주전 파워포워드로 활약했다. 세 시즌 모두 평균 득점이 10점을 넘겼다. 600만달러가 넘는 연봉을 받던 선수가 코로나19 분위기 속에 한국에 온 것이다.

하지만 KGC는 설린저 효과를 바로 보지 못했다. 데뷔전인 11일 서울 삼성전에서 17득점을 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지만, 이어진 두 경기에서 잘하고도 팀이 패해 빛이 바랬다. 부산 KT전, 전주 KCC전에서 설린저는 25득점 12리바운드, 21득점 10리바운드를 각각 기록했지만 팀이 패하니 소용이 없었다.

그런데 4번째 경기인 LG전에서 설린저가 대폭발했다. 20분도 되지 않는 19분11초를 뛰며 무려 27득점 11리바운드를 기록한 것. 1쿼터부터 혼자 9득점을 몰아치며 분위기를 끌어왔다. 공격에서 자유자재였다. 스텝백 3점, 미들슛, 몸싸움에 이은 골밑슛까지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공격을 성공시켰다. 3점슛 4개를 던져 모두 성공시켰고, 2점슛도 7개 시도 중 5개 성공으로 순도가 매우 높았다. 자유투도 5개 중 1개도 놓치지 않았다.

실력이 좋다고 혼자만 공격을 한다면 모를까, 자기 공격을 하면서 동료들을 살리는 플레이도 능수능란했다. 자신에게 도움 수비가 오면 무리하지 않고 동료들에게 찬스를 내줬다. 특히, 김승기 감독이 공을 들이고 있다는 오세근과의 2대2 플레이도 실전에서 보여줬다. 두 사람이 하이포스트, 로우포스트에 각각 자리를 잡고 서로를 찾는 패스 플레이를 한다면 KGC의 골밑 전력은 더욱 강화될 수 있다.

설린저의 단 하나 약점은 바로 체력. 아직 몸이 100%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이라 코트를 몇 번 왔다갔다 하면 매우 힘들어했다. 하지만 이 문제도 훈련과 게임을 반복하면 점점 좋아질 수 있다는 게 김 감독의 생각이다.


한편, KGC는 설린저 외에 포워드 문성곤이 살아난 것도 고무적이었다. 2연패 과정 문성곤이 외곽에서 매우 부진한 게 뼈아팠던 KGC인데 문성곤은 이날 1쿼터에만 3점슛 연속 4개를 성공시키는 등 3점슛 5개로 15득점을 하며 승리에 공헌했다.


창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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