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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설교수'는 시종일관 냉정했다.
상대 신경전도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두번째는 철저한 전력분석이었다. "1차전 비디오를 수 차례 봤다. 허 훈의 수비는 그렇게 나왔다"고 했다.
▶김현민과의 신경전
2차전에서도 10점 차 이상 앞서갔다. 하지만, KGC는 분위기를 끝내 냉정하게 유지했다. 설린저가 있었다.
결정적 장면. 김현민은 골밑에서 설린저와 신경전을 벌였다. 소위 말하는 '가위바위보' 게임을 했다.
공격수와 수비수가 서로 팔을 낀 채 반칙을 유도하는 행위다. 수비하던 김현민이 설린저의 동선을 막으면서 팔을 뻗었고, 설린저도 그대로 엉켰다. 김현민의 수비자 파울을 지적했다.
이후 두 선수는 서로 팔이 엉킨 채 심판 콜을 기다렸다. 그런데, 김현민이 그대로 팔을 뿌리치면서 먼저 흥분했다.
설린저는 그대로 팔을 들어올린 채 가만있었다. 이 상황에서 KGC는 심리적 우위를 확보했다. KT 서동철 감독은 김현민을 질책했다.
경기 흐름이 KGC로 넘어가는 결정적 장면이었다. 설린저는 "계속 신경전을 벌이는 것 같다. 하지만 신경쓰지 않는다. 김현민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나를 그렇게 뒤흔들 순 없다"고 했다.
이후, KT는 무너졌다. 브라운이 매 장면마다 파울에 항의했다. 반면 설린저는 이런 심리 상태를 역이용했다. KT가 팀 파울에 걸리자, 브라운과 1대1을 통해서 파울을 유도, 승부처에서 중요한 자유투를 얻었다.
▶허 훈에 대한 최적의 대처법
KGC 김승기 감독은 "지시를 하지 않았는데, 설린저가 허 훈의 수비를 제대로 보여줬다. 내 마음 속에 있는 수비 움직임을 보였다. 강하게 헷지를 들어가면서도 다운 디펜스로 허 훈의 2대2 공격 위력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무슨 의미일까.
허 훈을 이재도와 변준형이 막기는 쉽지 않다. 김 감독은 체력전을 지시했다. 전반, 변준형에게 허 훈의 전담마크. 체력을 빼놓은 뒤 이재도가 또 다시 전담마크.
그런데, 여기에서 설린저가 강력한 도우미가 됐다.
허 훈이 가장 무서운 것은 2대2 공격에서 골밑 돌파와 거기에 파생된 알렉산더의 골밑 득점과 외곽의 오픈 3점포다.
설린저는 이 부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1차전이 끝난 뒤 수 차례 비디오를 돌려봤다. 허 훈의 2대2 공격을 막기 위한 최선의 대처법을 연구했다"고 했다.
허 훈이 스크린을 받은 뒤 3점 라인 밖으로 약간 밀리면, 순간적으로 블리츠 수비(가드 수비수와 빅맨이 동시에 순간적으로 가는 더블팀. 일종의 가장 강력한 헷지 수비)를 감행했다. 허 훈이 스크린을 받은 뒤 외곽 오픈 찬스를 막기 위해서였다.
허 훈이 스크린을 타고 골밑으로 돌진할 때, 설린저는 골밑으로 떨어지면서 허 훈과 알렉산더를 동시에 견제했다. 감독이 지시할 수 있어도, 코트에서 발현되기 쉽지 않은 블리츠와 다운 디펜스를 동시에 시전한 것이다.
결국, 허 훈은 고군분투했지만, 설린저의 효과적 견제 때문에 승부처에서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확실히 '클래스'가 다르다. KGC가 플레이오프에서 강력한 다크호스, 아니 우승후보로 떠오르는 이유다.
그는 2차전이 끝난 뒤 "2차전 비디오를 다시 볼 것이다. 분명, 더욱 효과적 수비법이 또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의 눈은 이미 3차전을 향해 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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