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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학생=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문성곤은 왜 가치있는 선수인가가 증명된 경기.
여러 변수가 지배한 경기였다. SK는 연승중이었고, 이번 시즌 홈에서 단 한 차례도 지지 않았다. KGC는 백투백 일정이라 체력 소모가 심했다. 삼성전에서 주전 선수들이 너무 많이 뛰었다. 단순히 봐서는 SK가 우세한 경기였다.
하지만 KGC는 1라운드 SK에 패배를 안긴 두 팀 중 하나였다. 디펜딩 챔피언으로서의 자존심과 저력이 있었다. 1라운드 첫 맞대결에서 백업 선수들을 선발로 기용해 상대 밸런스를 흐트러뜨리는 김승기 감독의 용병술로 재미를 봤었다. 두 감독의 지략 대결에 관심이 모아졌다.
SK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3쿼터 트레이드마크인 빠른 속공이 연달아 터지며 경기를 뒤집었다.
3쿼터 종료 후 스코어 60-50 SK의 리드. 4쿼터 양팀의 진검승부였다. 양팀 베스트5가 총출동해 벌이는 10분간의 대혈투였다. KGC가 분위기를 잡았다. 그 중심에는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스타 오마리 스펠맨이 있었다. 스펠맨은 3점슛 3개 포함, 4쿼터에만 혼자 10점을 터뜨렸다.
하지만 스펠맨이 이렇게 마음 놓고 공격을 할 수 있었던 데는 문성곤의 역할을 중요했다. 문성곤은 엄청난 에너지로 수비와 리바운드에 가담하며 팀에 보이지 않게 도움을 주는 선수. 이날도 그랬다. 종료 3분20초 전 접전 상황에서 사이드라인 광고판쪽으로 몸을 던지며 상대 안영준의 터치아웃을 유도해냈다. 직전 스펠맨이 돌파를 하다 엔드라인을 밟는 어이없는 실수로 분위기에 찬물이 끼얹어진 상황에서 나온 최고의 허슬플레이였다.
이 뿐 아니었다. 문성곤은 이어진 상황에서도 천금의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냈고, 승부가 결정된 종료 36.5초 전 점수차를 3점으로 벌리는 결정적인 리버스 레이업슛을 성공시켰다. 스펠맨의 3점슛이 짧아 림에도 맞지 않았는데, 그 공을 향해 끝까지 달려든 문성곤의 투지가 만들어낸 천금의 득점이었다.
문성곤은 이날 4쿼터 허슬플레이 뿐 아니라, 3점슛도 4개를 성공시키는 등 공격에서도 14득점하며 뜨거운 감각을 과시했다.
잠실학생=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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