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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SK 전희철 감독은 뼈아픈 질문에도 순순히 맞다고 했다.
더욱 뼈아픈 것은 천적관계를 재확인했다는 점이다. 완패였다.
초반 18-2로 뒤진 SK는 5점 차 이내 추격을 하지 못한 채 4쿼터 내내 끌려다녔다. SK 선수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천적' 관계의 사슬을 깨진 못했다.
매치업 상성에서 문제가 있다. 쉽게 바뀌지 않을 관계다.
KGC 외국인 1옵션 오마리 스펠맨은 운동능력이 좋다. 파워도 있다. 즉, 내외곽이 모두 된다. 특히 골밑에서 버티는 수비와 세로 수비가 모두 된다.
KGC와 SK의 특수한 매치업 상성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SK의 공격 강점은 자밀 워니의 화려한 테크닉에 의한 1대1 골밑 공격. 그리고 김선형 최준용 안영준의 림 어택이다. 이 두 가지가 스펠맨과 오세근 그리고 문성곤 등이 버틴 KGC 골밑에서 위력이 현격히 저하된다.
게다가 포지션별 경쟁력에서도 KGC도 뒤지지 않는다. 골밑의 오세근은 SK에게 미스매치의 고민을 안겨준다. 최준용이 막을 경우, 포스트 업 득점을 올리고, 최부경이 막으면 골밑에서 우세를 보인다.
이런 여러가지 요소들이 양팀의 매치업 상성을 결정하고, 대부분 KGC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전희철 감독도 이 부분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올 시즌 초보 사령탑답지 않다. 팀 컬러를 빠르게 정립시켰고, 팀 사이클이 떨어지는 시점에서 디테일한 변화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문에 정규리그 우승은 확정적이다. 이제 남은 것은 플레이오프, KGC 천적관계를 어떻게 청산하느냐의 숙제만 남아있다.
전 감독은 10년 전을 소환했다. 2012~2013시즌 SK는 정규리그에서 44승10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2위 현대 모비스에게도 정규리그 4승2패로 앞섰다. 하지만, 노련했던 현대 모비스는 챔피언결정전에서 4전 전승.
전 감독은 2일 KGC전이 끝난 뒤 "그 당시에 현대 모비스도 정규리그의 불리함을 플레이오프에서 뒤엎었다. 우리도 시간이 주어지고 훈련을 한다면 팀 컬러를 바꿔서 KGC와의 천적관계를 청산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아직 플레이오프 대진표는 오리무중이다. 중위권이 혼전이다. KGC는 3위 현대 모비스에 1.5게임 차 뒤진 4위를 달리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4강에서 두 팀은 맞닥뜨릴 가능성도 있다.
과연, 10년 전 '아픈 기억'을 소환한 SK 전희철 감독.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절묘한 변화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이번에는 어떨까.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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