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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그들의 눈은 이미 박지수와 결합한 청주 KB 스타즈에 가 있었다.
일각에서는 우려도 있었다. FA에 대한 출혈이 너무 크다는 시선이었다. 또, 박지현 박혜진 등 볼 핸들러들이 많은 상황에서 역시 온 볼 플레이어 김단비의 가세는 공격에서 혼선을 초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위 감독은 굳건했다.
그는 2일 부산 BNK와의 경기가 끝난 뒤 "김단비를 데려온 것은 박지수가 있는 KB와 제대로 맞서 싸우기 위해서다. 김소니아도 좋은 선수지만, 김단비가 있어야 제대로 싸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여유가 넘쳤고, 막강했다. 국가대표팀에서 오랜 기간 호흡을 맞췄지만, 우리은행에서 본격적으로 함께 훈련한 기간은 1달 정도다. 그마저 중간에는 국가대표 차출도 있었다.
하지만, 김단비와 박혜진의 2대2 공격, 순간적인 김정은과의 픽 앤 롤, 픽 앤 팝. 그리고 박지현과의 트라이앵글 오펜스는 확실히 강력했다. 아직 불완전한 부분도 있었지만, 순간적인 베테랑의 여유와 센스가 돋보였고, 우리은행의 팀 조직력 자체의 클래스는 지난 시즌보다 업그레이드됐다.
수비는 너무 위력적이었다. 이날 BNK는 진 안과 김한별의 미드 레인지 공략에 실패했다. 조금이라도 드리블이 길거나, 한 순간의 방심은 그대로 도움 수비에 의한 스틸로 연결됐고, 속공으로 다시 이어졌다.
김정은과 박혜진 김단비, 그리고 최은실로 이어지는 협력수비는 그만큼 위력적이었다. 위 감독도 "수비 연습을 아직 충분히 하지 못한 상황이다. 그런데, 조금만 연습해도 확실히 베테랑들이기 때문에 변형을 잘 이해한다"며 "김단비를 데려온 효과는 공수에서 많지만, 가장 큰 것은 골밑의 수비 중량감이다. 김단비가 골밑을 체크해주면서 김정은 등의 수비 부담이 줄어들었고, 전체적 수비가 안정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했다.
김단비 역시 "지난 시즌까지 신한은행에서 뛸 때 우리은행은 항상 '엄근진'이었다. 선수들에게 '웃으면서 하자'고 했다. 신한은행 코치 시절 위성우 감독은 많이 무서웠다. 지금도 무섭지만, 그레도 레이저 눈빛은 받아넘길 수 있다"고 했다. 박혜진은 지난 시즌 볼 수 없었던 미소를 코트에서 보였다. 그는 "코트에서 부담감을 언니와 나눠가질 수 있기 문에 마음 편하게 뛰는 부분도 있다. 김단비 효과라고 생각한다. 코트에서 감독님이 대화를 많이 하라고 하는데, 우리가 예기한 플레이들이 코트에서 잘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 많다. 그게 재미있다. 그래서 그런 표정이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우리은행의 시선은 박지수가 복귀하는 KB를 향해 있다. 즉, 올 시즌 목표는 대외적으로 언급하진 않지만,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다.
김단비는 "우리 라이벌은 우리라고 생각한다. 스스로만 지지 않으면 해 볼만 하다. 물론 박지수가 있는 KB에게 패할 수도 있지만, 해 볼만은 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혜진 역시 "미디어데이에서 오랜만에 우승후보라는 평가에 기분이 좋았다. 지금 당장 박지수가 있는 KB를 어떻게 이기는가가 중요하진 않다. 우리가 단단하게 맞춰서 강한 KB를 만나서라도 대등하게 싸울 수 있는 팀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