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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에서의 불기 시작한 한류 열풍의 현주소를 찾아보기 위해 칠레 산티아고의 시내로 직접 나가 봤다.
칠레는 지난 2004년 4월 1일부로 한국과 FTA를 발효시켰다. 그런만큼 산티아고 시내의 거리에는 현대와 기아의 자동차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여기에 시내의 전자 제품 양판점에 들어가 봤더니 삼성과 LG의 대형 TV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또 거리의 시민들 손에는 삼성의 휴대폰이 들려 있는 등 칠레인들은 이미 한국 브랜드 제품의 매력에 푹 빠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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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인들이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드라마 때문이다. '천국의 계단', '풀하우스', '꽃보다 남자' 등의 드라마가 지상파 방송에서 온에어 되며 자연스럽게 한국의 음식과 노래까지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한국에 대한 관심은 고스란히 한국어로 이어졌다. 취재진은 산티아고 파트로나토 지역에 위치한 재칠레한국한글학교를 찾았다. 한국의 70~80년대 학교를 연상시키는 허름한 교정이었지만 이곳에서는 현재 60여명의 현지인이 매주 토요일 한국어 교육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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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점은 이들을 가르칠 마땅한 한국어 교재가 없다는 것. 남 교장은 "스페인어로 된 한글 교재가 없어 한글 자모음 책 등으로 가르치고 있다. 열악한 상황이지만 다음달 열리는 한국어 능력시험 초급 과정을 보게 할 정도로 열심히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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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식당도 '대박'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칠레에 살고 있는 한인들 역시 힘을 얻고 있다.
9일 방문한 재칠레 한인회는 한국과 칠레 수교 50주년이 된 올해를 기념해 특별한 행사를 치르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었다. 서화영 회장은 "매년 10월 한인의 날을 운영해 왔는데 올해는 한국 주간으로 확대할 예정이다"며 "이 기간 동안 한국 영화제를 비롯해 K-POP 콘테스트 등 다양한 행사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칠레에 살고 있는 교민 수는 대략 2000명. 많은 수는 아니지만 한류 덕분에 한인들이 운영하는 식당은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서 회장은 "칠레인들이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산티아고 내 한국 식당에는 점심 시간이면 90% 이상이 현지인 손님일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칠레인들이 지금은 K-POP과 드라마 등에 관심이 높지만 앞으로는 좀 더 다양한 문화를 보여줘 그 폭을 넓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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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칠레 한인들이 밀집해 장사를 하고 있는 산티아고 마포초 지역 점포에는 한류 관련 상품을 전문으로 파는 상점까지 등장했다. 그 중 하나인 '코리아 몰'에는 평일 낮시간임에도 한국 가수의 포스터와 열쇠고리 같은 액세서리를 구경하기 위해 찾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슈퍼주니어 JYJ 씨엔블루 등 한국 가수들의 사진을 살펴보고 있던 대학생 바네사(25)는 능숙한 한국어 실력으로 오히려 취재진을 당황시켰다. 페루에서 여행차 왔다는 바네사는 "지난해 칠레에 여행 왔을때 좋아하던 가수들의 물건을 파는 이 곳을 처음 알았다. K-POP을 좋아해 페루에서 한국어를 배웠다"며 한국어로 답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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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칠레대사관의 김선태 참사관은 "칠레 내의 한류는 반짝하고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K-POP은 이제 미국의 POP만큼 자리를 잡았다고 볼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산티아고(칠레)=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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