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일일시트콤 '선녀가 필요해'가 예상보다 주춤하고 있다. 거함 '하이킥3'를 잘 넘겼지만 후속작 MBC '스탠바이'도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지지부진한 시청률의 늪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는 눈치다. 이런 상황에서 더 중요한 것은 스토리라인이지만 섣부른 '비주얼'로 승부를 보려는 조짐이 보여 자칫 '자충수'를 두는 것 아닌가 우려를 낳고 있다.
11일 방송한 '선녀가 필요해'에서는 배우들이 얼굴에 낙서를 하고 등장했다. 방송에서는 얼굴 가득 태극기와 '독도는 우리땅'이 낙서된 황우슬혜, '까브리'라고 쓰인 글자와 함께 격한 다크써클과 연지곤지가 눈에 띄는 우리, 땡땡이 무늬 핑크 블라우스와 새색시 헤어스타일로 여자보다 더 예쁘게 변신한 신우, 얼굴가득 주근깨와 루돌프 코처럼 빨간 코, 거기에 이마의 '꽃'그림으로 말 그대로 '꽃' 중년이 된 이두일이 등장한다. 차세주 가족의 특별한 게임에 참여한 채화(황우슬혜), 영생, 신우 등의 모습이 그려지며 주사위를 돌릴 때마다 펼쳐지는 미션이 이어진 것.
지난 2일 방송분에서는 차세동 역을 맡은 이두일이 깜짝 분장을 하고 석고대죄를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이두일은 산발머리 가발에 연지곤지를 찍고 하얀색 여자 소복에 결연한 모습을 선보였다. 다음 날에는 산발머리에 폭탄을 맞은 왕모(심혜진)가 등장하기도 했다. 또 지난 4월 차나라 역의 우리는 영국가수 에이미 와인하우스 헤어 스타일을 하고 등장해 시청자들을 웃음짓게 했다. 배우들도 예쁘게 보이기를 포기하고 역할에 몸을 던졌다고 할 수 있다.
사진제공=선진ENT
하지만 이같이 볼거리로 승부하는 것은 시트콤에서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한 방송 관계자는 "기대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을 때 단기간에 승부를 보려고 시트콤을 '개콘'화 시키는 경우를 우리는 자주 봐 왔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이야기 구조를 더욱 탄탄히 다지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좋은 포석이다. 차인표 심혜진 이두일 등 좋은 배우들을 가지고 있는 '선녀가 필요해'라면 더욱 그렇다"라고 조언했다.
'선녀가 필요해'는 KBS가 4년만에 야심차게 선보이는 시트콤인 만큼 그 어깨가 무겁다. 시청률 뿐만 아니라 '웰메이드 시트콤'을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때문에 '선녀가 필요해'에는 지금 탄탄한 스토리라인이 절실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