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 스미스에 브루스 윌리스까지...월드 프리미어의 허와 실

기사입력 2012-05-18 17:41


지난 6일 월드스타 윌 스미스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가족들과 함께 입국했다. 다음날 열리는 영화 '맨인블랙3'의 월드 프리미어 기자회견과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월드 프리미어란 전세계에서 최초로 완성된 작품을 선보이는 것을 뜻하는 말. 또 오는 6월엔 '지아이조2'의 월드 프리미어 행사가 예정돼 있다. 참석자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브루스 윌리스, 드웨인 존슨 등 할리우드 톱스타들이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할리우드가 한국을 주목하는 이유가 뭘까? 국내에서 열리는 월드 프리미어 행사의 허와 실을 짚어봤다.


'맨인블랙3'의 윌 스미스.
"돈벌이가 된다"

국내에서 할리우드 영화의 월드 프리미어 행사가 개최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한국 시장의 경쟁력이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금전적으로 이득을 볼 수 없다면 할리우드 측이 굳이 한국에서 월드 프리미어를 열 이유가 없다. 쉽게 말해 '돈벌이'가 된다는 얘기다. 이는 방한 당시 "10년 전 한국에 와서 '맨인블랙2'를 성공적으로 홍보했다. 한국은 급성장 중인 시장 중 하나다. 월드 프리미어를 하기에 적당한 곳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던 윌 스미스의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이득이 되는 일은 하고, 이득이 되지 않으면 안 한다"는 '할리우드식 합리적 사고'는 국내 배우 이병헌의 예에서 잘 드러난다. 이병헌은 지난달 열린 '지아이조2'의 제작발표회에서 "'지아이조' 1편을 찍을 때와 2편을 찍을 때 현지 사람들의 대우가 달라졌다"며 "그들이 나를 '훌륭한 배우구나'라고 생각했다기보다는 '아시아에서 좋은 마케팅 활용도가 있구나'라고 판단한 것 같다. 대우가 좋아져서 기분이 좋은 건 사실이지만, 내가 조금만 잘못하면 하루아침에 다른 모습을 보여줄까 봐 무섭다"고 말했다.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한 윌 스미스.
한국영화 설 자리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는 지난달 26일 전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개봉했다. 개봉 이후 이 영화는 국내 박스오피스를 점령했다. 한국영화는 올 들어 83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등 신을 냈지만, '어벤져스'가 나타난 뒤론 힘을 못 썼다. 박스오피스 1위 행진을 이어오던 '어벤져스'는 지난 17일 '돈의 맛'과 '내 아내의 모든 것'이 동시에 개봉하면서 3위로 밀려났다. 하지만 이날까지 577만 6485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흥행 열풍을 일으켰다. 문제는 오는 24일 '맨인블랙3', 6월 21일 '지아이조2'가 연이어 개봉하면서 할리우드 영화가 국내 극장가를 점령하는 상황이 다시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할리우드의 장삿속에 국내 영화 시장이 이용만 당하고, 한국영화가 설 자리는 줄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영화 관계자는 "한국영화의 경쟁력이 탄탄해졌고, 각종 국제적인 시상식을 통해 해외에서의 위상도 높아졌다. 하지만 '어벤져스'의 경우에서 보듯이 막강 자본의 할리우드 영화와의 맞대결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할리우드가 한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만큼 쉽지 않은 싸움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아이조2'에 출연하는 배우 이병헌.

월드 프리미어, 진짜 이유는….

한국은 '불법복제물의 천국'이란 오명을 갖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한국 만큼 온라인을 통한 불법복제물의 유통이 활성화된 곳을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저작권단체연합회 저작권보호센터에서 발간한 '2011 저작권 보호 연차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영화 불법복제물의 시장규모는 1118억 4790만 3821원에 달한다. 또 이에 따른 영화 합법저작물의 시장 침해규모는 6933억 1013만 5851원이다. 두 금액이 4배 가량 차이가 나는 것엔 이유가 있다. 콘텐츠 이용자들이 합법저작물을 구매하는 데 필요한 비용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불법저작물을 손쉽게 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 영화를 수출하는 할리우드로선 이런 국내의 상황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관계자는 "해외 개봉이 완료된 후 해외 극장에서 몰래 촬영된 캠버전이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거나 DVD 출시 후 불법 영화 파일이 유통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 해외 개봉시기와 국내 개봉시기의 간격이 점점 좁아지던 것이 이제는 아예 국내에서 최초 개봉하는 상황까지 됐다"고 밝혔다. 국내 관객들 입장에선 불법복제물 '덕분에' 할리우드 톱스타를 눈앞에서 보게 된 셈이다. 할리우드 스타들의 방한을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이유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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