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선두다. SBS의 새 주말특별기획 '신사의 품격'이 MBC '닥터 진'을 제치고 우위를 점했다.
시청률조사회사 TNmS에 따르면 지난 26일 첫 방송된 '신사의 품격'은 13.7% 전국시청률을 기록하며 '닥터 진'의 10.7% 보다 3.0%포인트 높았다. 수도권 시청률에서도 '신사의 품격'이 15.9%로, '닥터 진'의 13.5%보다 2.4%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이 정도면 안심하기엔 이르다. 언제 뒤집힐지 모르는 초방빅의 판세다.
'신사의 품격' 출연진. 스포츠조선DB
'신사의 품격'으로 12년만에 안방에 돌아온 장동건이 풀어야할 세가지 과제를 짚어봤다.
장동건과 김하늘에 김수로 김민종 이종혁까지 화려하게 내세운 드라마는 첫방이 나가자 마자 바로 '안구정화 드라마'란 애칭을 얻었다. 돌아온 꽃미남의 화려한 등장은 시청자들을 열광케하고 있는 것. 그런데 손발 오그라들게 하는 순간순간 또한 존재한다. 이유는 뭘까.
첫째, 모범생 국민배우 이미지에 시청자들이 더욱 익숙하기 때문이다. 고딩한테 당하고, 독설을 날리는 모습은 신선해보이지만 한켠으로는 어색해보이다. 극중 김하늘과의 운명적 만남을 보여주는 장면도 그렇다. 김하늘의 니트원피스가 줄줄 풀려나가는 대형참사에 엮이게 된 장동건. 김하늘의 엉덩이를 '공격형 엉덩이'라 놀리면서 응급처치를 해준다.
그런데 장동건이라면, 독설 대신 자신의 재킷을 벗어 주는게 더 어울리는 듯한 느낌이 드는건 왜일까. 주 시청자인 여자 40대(9.6%) 여자 60대(9.2%) 여자 20대(8.6%)가 장동건의 망가진 모습에 얼마나 반응할 지가 이후 시청률을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하늘. 스포츠조선DB
둘째, 유행어 제조기인 김은숙 작가의 대사법과 장동건의 기존 말투의 간극이 아직 남아있다는 점이다. 수많은 유행어를 만들어낸 김은숙 작가는 재치넘치는 이야기 전개와 대사가 최고 장점. 당연히 주인공들의 대사 양이 많고, 빠른 호흡이 필요하다. 그러나 기존 장동건의 말투는 차분하면서 다소 느린 편에 오히려 가깝다. 이번에 캐릭터 변화를 시도하면서 장동건 또한 대사 톤에 큰 변화를 준 모습. 그러나 극중 캐릭터에 빙의된 느낌을 주기까진 아직 갈 길이 남아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불혹' F4. 스포츠조선DB
그리고 작품 전체와 함께 장동건이 풀어나가야할 지점이 또한 남아있다. 40대의 로맨스를 그린 '신사의 품격' 엔 분명 딜레마가 존재한다. 40대들이 좋아할 만한 팝송을 계속 배경음악으로 깔고 있지만, 첫 회에서 보여준 내용은 기존 20대나 30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로맨틱 코미디와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 30대 후반과 40대 사이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킨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수지는 중년의 추억 속 첫사랑 모습을 완벽 재현, 눈길을 잡았다. 40대의 판타지를 자극한 것이다. 반면 '아내의 자격'의 경우 리얼한 40대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렇다면 '신사의 품격'에서 시청자들은 무엇을 보고 싶어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40대의 밀당은 매력없다. 특히 20대 시청자들이 보기에 이미 '아저씨' '아줌마'인 그들의 밀고 당기는 연애담은 선도가 확 떨어질 수 있다. '서로 간 보고, 엇갈리는 오해에 눈물 짓고' 이런 장면보다는 만나자마자 빠른 진도 전개가 더 어울려 보인다.
여기에 인생의 쓴맛 단맛을 조금은 아는 40대로서, 가식을 벗고 스트레이트한 감정 표현이 오히려 자연스러워 보인다. 따라서 '섹스 앤 더 시티'로 이미 눈이 높아질 대로 높아진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엔 강도 센 야설이나 애정 표현은 필수다. 이를 이후 어떻게 적절히 수위 조절하면서 각각 배우들의 캐릭터 속에 녹여낼지가 시청률을 결정하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