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미는 있는데 왜 강렬하진 못했을까.
남자 주인공 네명에 그들과 얽히고설킨 여자들까지. 첫회부터 적지 않은 등장인물들을 소개하면서 곳곳에 다양한 에피소드를 배치하는 솜씨는 이들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남성판 '섹스 앤 더 시티'로 불리는 '신사의 품격'은 불혹을 넘긴 중년 남성들의 사랑 이야기가 기본 얼개다. 어찌보면 뻔한 내용이 될 수 있는 드라마를 맛깔스럽게 표현해내는 기술은 오랫동안 로맨틱 코미디 분야에서 쌓은 작가와 PD의 공력에서 기인한다.
|
김하늘을 비롯해 드라마 연기에 익숙한 배우들의 표정과 몸짓, 대사톤에 비해 장동건의 연기는 뭔가 한 템포씩 느린 감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최근 종영한 '패션왕'의 이제훈이 초반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던 때와 유사하다는 반응이다. 영화 연기를 오랫동안 해온 장동건이 빠르게 돌아가는 드라마 제작 환경에 익숙해지기까지 당분간 혼자 겉도는 듯한 느낌을 주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안기는 대목이기도 하다.
또 로맨틱 코미디를 주로 선보여왔던 제작진이 자기 복제의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것도 위험 요소다. 전작 '시크릿 가든'이 어쩌면 흔하디 흔한 사랑 이야기를 다뤘지만 가히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던 것은 남녀가 영혼이 바뀐다는 판타지가 가미됐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신사의 품격'은 등장인물만큼이나 풀어낼 이야기는 많지만 뭔가 색다른 것 없는 소소한 코미디물로 비쳐질 가능성도 있다.
동시간대 경쟁작인 MBC '닥터 진'에 벌써부터 이슈를 빼앗긴 듯한 분위기가 감지되는 것도 '신사의 품격'이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이유다. 드라마의 품격은 이미 '추노' '뿌리깊은 나무' '공주의 남자' 등이 높여준 상황에서 로맨틱 코미디의 또 다른 길을 개척할 것인지 아니면 자기 복제의 수준에서 머무를 지, '신사의 품격'의 앞날이 궁금하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