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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을 거듭하며 십년 넘게 이어지기도 하는 미국 드라마는 캐릭터가 끌고 가는 힘이 강하다. 중간에 주인공이 교체되는 경우도 있지만, 10년 간 한결같이 시리즈를 지키는 주연배우는 단지 애호하는 드라마의 주인공이라는 점을 뛰어 넘어 오래 알고 지낸 친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니 <하우스>의 닥터 하우스와 <CSI: 마이애미>의 호라시오 반장을 앞으로 만날 수 없다는 소식에 허탈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나.
8시즌 동안 안방을 찾은 <하우스>와 10년 간 장수했던 <CSI: 마이애미>가 얼마 전 나란히 종영됐다. 새로 생기는 드라마가 있다면 사라지는 드라마가 있기 마련이다. 시청률을 비롯한 여러 근거로 인해. 그러나 <CSI: 마이애미>와 <하우스>가 더 이상 시즌을 계속하지 않는다는 발표에 대해선 마땅히 받아들이는 심정보다 걸출한 배역과 배우를 떠나보내야 한다는 섭섭함이 조금 더 크다.
먼저 '호반장' 호라시오는 무표정과 과묵함으로 냉철하게 팀을 리드한다. 틈만 나며 고개를 15도쯤 옆으로 기울인 채 허리에 손을 얹곤 해서 한국 팬들 사이에선 '허리손 반장' '호간지'라 불린다. 호라시오라는 캐릭터가 사랑 받은 이유 중 하나는 과도한 엄격함이 예기치 않게 발생시키는 익살 때문이다. 그러니까, 너무 심하게 폼을 잡아서 피식하게 만드는 것이다.
웃음기 하나 없는 진지한 얼굴로 선글라스를 벗는 동작 하나에도 지나치게 자세를 취하고, 평소 냉정함을 잃지 않는 가운데 결정적인 순간에 불같은 성격이 튀어 나오는 등 호라시오 반장이 보여준 반전 매력은 <CSI: 마이애미>가 10년이라는 적지 않은 기간 내내 시청자를 찾아갈 수 있게 한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데이빗 카루소라는 낯선 배우 역시 호라시오라는 인물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데 성공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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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을 배경으로 의사가 주인공인 <하우스>는 기본적으로 '의학 드라마'의 범주에 속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드라마는 수사물에 가깝다. 하우스는 아무도 밝혀내지 못한 병을 '진단'한다기보다 '수사'한다. 그에게 있어 사건 현장은 바로 환자의 몸이고, 정체를 감추고 환자를 황천길로 몰아넣는 병마는 곧 범인이다. 하얀 가운을 걸치지 않고 한족 다리를 절며 지팡이를 휘두르는 하우스는 의사라기보다 탐정이다. 21세기 병원에서 환생한 셜록 홈즈라 할 수 있다. 특히나 <하우스>는 휴 로리의 휴 로리에 의한 드라마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휴 로리라는 배우의 흡인력 넘치는 열연이 돋보였다. <하우스>는 종영됐지만 꽤 오랫동안 <하우스>는 휴 로리라는 배우를 논할 때 가장 중요한 작품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제 추억의 미드가 될 <하우스>와 <CSI: 마이애미>를 떠나보내야 할 때이다. 굿바이 하우스, 잘가요 호반장. <정미래 객원기자, http://film-o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