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유천 "'옥탑방 왕세자'는 새드엔딩이었다"

최종수정 2012-06-06 13:28

사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삶은 계란이랑 사이다 주세~요."

조선에서 건너온 지체 높은 왕세자도 21세기 서울에서는 뭇사람들에게 존댓말을 써야 한다고 하니 따라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귀엽기 그지없는 이 말투는 연기자 박유천의 애드리브였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지상파 방송3사간 수목극 경쟁에서 막판 대역전극을 펼치며 시청률 1위로 종영한 SBS '옥탑방 왕세자'에서 박유천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다채로운 연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조선의 왕세자 이각과 그가 환생한 현세의 인물 용태용, 또 용태용인 척 연기하는 이각까지. 1인 다역을 소화하며 코믹함과 진지함을 오가는 캐릭터를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그려내 연기자로서 한층 성숙한 모습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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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20회 대본을 보고 1위로 종영할 것을 예상했다"고 말한 그는 이번 작품에 특별히 강한 애착을 갖고 있었다. "작품이 재미있기도 했지만 이번 드라마는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사건사고가 발생하다보면 간혹 현장에서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경험하게 되지만 이번엔 정말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즐겁게 연기를 했던 것 같아요."

그는 드라마 방영 초반 부친상으로 인해 심적인 고통을 겪어야 했다. 며칠 만에 촬영장에 복귀해 슬픔을 참아가며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는 현실이 그에겐 남다르게 다가왔을 터.

하지만 그는 "막상 연기를 할 때는 슬픈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 갑자기 밀려오는 감정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너무 아파서 힘들어 하진 않았다. 나름대로 마인드 컨트롤을 잘 한 거 같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옥탑방 왕세자'는 마지막회에서 모든 미스터리가 풀리며 시공간을 초월한 남녀의 애절한 사랑을 보여줘 시청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박유천은 이각과 박하(한지민)가 재회하는 마지막 장면에 대해 "새드와 해피엔딩 두 가지로만 구분한다면 개인적으로 난 결말이 새드 쪽이라고 생각한다. 이각이 현실로 돌아온 게 아니고, 또 용태용이 박하를 만났지만 그가 이각에 대해 뚜렷한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각과 박하가 서로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표현한 결말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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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각이 조선으로 돌아가기 직전 박하와 결혼식을 올린 19회 엔딩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연기를 하면서 진심으로 울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감정을 놓치지 않고 연기를 했다는 나름의 뿌듯함도 있었고, 이각의 마음에 공감이 갔다. (한)지민 누나는 리허설 때부터 울었고, 감독님을 포함해 스태프들까지 안 울었던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박유천은 상대 역인 한지민에 대해 "10년 정도 알고 지낸 동네 누나 같았다. 성격이 워낙 털털하고 좋았다. 특히 내가 동생이라 좀 더 편했던 거 같다"고 털어놨다. 드라마 종영 후 인터넷상에선 연기자들과 스태프들 사이에서 한지민이 박유천의 볼을 쓰다듬는 모습이 포착된 단체 사진이 화제를 일으켰다. 이에 대해 그는 "순간 깜짝 놀랐다. 그런데 기분은 되게 좋았다"며 웃었다.

가수 출신 연기자에 대한 편견을 깨고 장족의 발전을 이룬 그도 연기에 대한 갈증은 남달랐다. "앞으로 여러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TV 화질이 좋아지니까 제 얼굴에 난 상처에 대해 얘기해주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런데 제가 연기로 확 끌어당기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게 보였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연기력으로 모든 걸 커버할 수 있도록 더 많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회가 되면 연극이나 영화에 꼭 도전하고 싶어요."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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