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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문'이 열리자 '천국의 문'도 함께 열리고 있다. 그리고 너무 많은 유저가 부담스럽기만 하다.
게임 이슈의 '블랙홀'
일단 '디아블로3'가 쏟아내는 수치는 가히 놀랍다.
단순 계산으로도 1주일동안 전세계 매출액이 4000억원에 이른다. 예상 판매량이 2000만~3000만장 이상이 된다고 봤을 때 게임 판매 매출액만 수조원대에 이른다. 국내에선 아직 판매 수치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패키지와 온라인 다운로드 방식을 병행하고 있어 12년전 출시된 '디아블로2'의 300만장은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디아블로' 시리즈를 비롯해 '스타크래프트' 시리즈, '워크래프트' 시리즈,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 블리자드의 게임을 국내 유저가 상당한 것을 감안하면 한국에서만 현재까지 70만장 이상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의 열기는 동시 접속자수로 파악할 수 있다. 아시아 서버의 동접자수가 64만명 정도인데, 이 가운데 한국에서만 무려 43만명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이달 초에 발표된 자료이기에 현재는 접속자수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국내에 출시된 해외 유료 게임 가운데선 최고 수치다.
PC방 점유율도 '블랙홀' 수준이다. 게임트릭스 자료 기준으로 출시 직후 16%의 점유율을 기록하더니, 최근에는 이 수치가 39.2%로 뛰어올랐다. 기존 이 부문 빅3였던 '리그 오브 레전드' '아이온' '서든어택'의 아성을 단번에 무너뜨렸다.
이 덕분에 PC방의 매출액은 20% 정도 증가했고, '디아블로3'에 최적화된 PC로의 교체 수요가 발생하면서 PC 부품시장 규모도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2년전 전작에 열광했던 유저들의 나이는 경제력을 갖춘 30~40대이기에 그 파급효과는 상당하다.
당시와 달리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로 인한 입소문도 인기를 증폭시키는 요인이다. SNS상에서 한 여성이 '왜 이 게임에 이렇게 열광하느냐?'라고 물었을 때 '명품백을 만드는 회사가 12년만에 새로운 모델을 낸 것과 같다고 보면 된다'라는 남성 유저의 답이 큰 화제가 되었고, 특히 학창 시절의 '추억'을 불러일으켜 게임에서 손을 뗐던 30~40대 남성들을 다시 끌어들이고 있어 당분간 그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밝음 속에 드리워진 어둠
게임 산업의 전체적인 파이가 커지면서 '천국의 문'이 열렸다고 할 수 있지만, 모든 측면에서 그런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거의 매일 서버 접속 오류가 발생하고 있는 것. 특히 점검과 패치를 주로 공휴일에 실시하는데, 많은 직장인 유저들이 평일보다는 쉬는 날에 접속하는 경우가 많기에 서버 대기 시간이 무한정 길어지고 있다. 블리자드는 서버를 급히 증설하고, 최대 동접자수 이상의 설비를 갖췄다고 하지만 접속 문제는 완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너무 많은 관심이 부담스러운 역설적인 상황이다. 블리자드코리아 관계자는 "아직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런 문제로 인해 환불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블리자드는 일단 게임에 접속한 이상 '환불불가'라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어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블리자드코리아 본사를 방문, 전자상거래법 위반과 환불 조건 위반 등 불공정행위를 조사했다. 블리자드측은 "성실히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는 말만 하고 있다.
여기에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쯔바이 온라인' '명장 온라인' 등 신작 게임들은 '디아블로3' 돌풍에 밀려 거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는 21일 공개 서비스를 시작하는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의 출시를 기점으로, '디아블로3'의 돌풍은 꺾일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게임 전문가들은 "콘텐츠가 제한돼 있는데다, 접속 오류가 끊이지 않고 있어 이에 실망한 유저들이 대거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며 "'블레이드&소울' 출시를 기점으로 어떤 추이를 보일지 지켜볼만 하다"고 말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