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스토리]고현정 이름 딴 영화 '미쓰고', 외국에선 어떻게 불릴까?

기사입력 2012-06-13 15:52



"한국에선 '미쓰고', 외국에선?"

고현정 주연의 '미쓰GO'. 오는 21일 개봉 예정인 한국 영화다. '미쓰GO'란 제목을 들으면 주연배우 고현정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다분히 톱스타 고현정을 의식한 제목이다. 국내 관객들의 시선을 끌어모으기에 충분하다.

그렇다면 이 영화가 해외에 수출될 땐 어떨까? 언뜻 생각하면 '미쓰GO' 만큼 간단명료한 제목이 없다. 이 제목 그대로 필름 마켓에 내보내도 손색이 없을 듯 싶다. 하지만 해외 수출용 영어 제목을 정하는 일이 그리 간단치만은 않다. 국내 톱스타인 고현정도 해외에선 인지도가 높은 편이 아니다. '고현정'이란 이름 석 자만으로 승부를 보진 못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정한 제목이 'Miss Conspirator'다. 우리말로 하면 '미쓰 공모자'다. 극 중 고현정이 대한민국 최대 범죄 조직 간의 사건에 우연히 휘말려 '공모자'가 된다는 스토리를 제목에 담았다. 고현정을 전면에 내세우는 대신 영화의 스토리를 내세워 해외 영화 관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겠단 전략이다.

다른 영화들도 지역적 특성이나 문화적 차이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영어 제목을 정한다.

지난 4월 개봉한 '간기남(간통을 기다리는 남자)'. 이 영화의 영어 제목은 뭘까? 영어로 직역하면 'The man waiting for adultery'쯤 되겠다. 하지만 영화의 제목으로선 다소 장황한데다가 우리말 제목인 '간기남'처럼 줄여서 표현할 여지도 없다. '간기남'의 영어 제목은 'The Scent'(향기)다. 극 중 여주인공의 향수 냄새가 사건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지난 2월 개봉해 4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인기몰이를 했던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도 우리말 제목과는 전혀 다른 영어 제목을 쓴다. 외국인의 입장에선 노태우 전대통령이 지난 1990년 10월 31일 민생치안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던 사실을 알 리가 없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시대적 상황이 담긴 제목 대신 'Nameless Gangster-Rules of the time'(이름 없는 갱스터-시대의 법칙)이란 영어 제목을 선택했다.

또 '코리아'의 영어 제목은 'As One'(하나되어)이다. '코리아'란 제목만으로는 남북 탁구 단일팀의 감동적인 금메달 도전기를 그리는 영화의 내용의 제대로 전달하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다. 각종 국제 대회에서 남북 단일팀이 결성됐을 때 '코리아'란 이름으로 출전했듯, 국내에선 '코리아'란 말이 남북을 아우르는 의미로 통할 수 있다. 하지만 외국에선 다르다. 만약 미국에서 만든 한 영화가 '미국'이란 제목으로 국내에 들어온다면 어떨까? 국내 관객들로선 제목만 보고는 이 영화에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이밖에 '인류멸망보고서'는 기독교 문화에 익숙한 외국 관객들을 고려해 'Doomsday(최후의 심판일) Book', '미확인 동영상: 절대클릭금지'는 제목을 단순화시켜 'Don't Click'(클릭 금지), '부러진 화살'은 "화살이 발사되지 않았다"는 의미와 "주인공이 굴복하지 않는다"는 뜻을 동시에 담아 'Unbowed'라고 영어 제목을 정했다.

한편 '돈의 맛'(The Taste of Money), '차형사'(Detective Cha), '도둑들'(The Thieves) 등의 제목엔 외국과의 문화적 차이로 인해 생길 오해의 여지가 없다. 이 영화들은 우리말 제목을 직역한 영어 제목을 그대로 사용한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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