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저배우야?' 명품조연들의 겹치기 출연, 어떻게 봐야할까

최종수정 2012-06-14 15:43

사진제공=KBS, MBC, 영화 '돈의 맛'

조연들의 기근 현상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특히 '연기가 되는' 이른 바 '명품' 조연들은 늘 부족하다. 때문에 명품조연이라고 불리는 이들이 많은 드라마에서 한꺼번에 '러브콜'을 받고 겹치기 출연을 하는 사례도 급속하게 늘고 있다.

배우 윤여정은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영화 '돈의 맛'에서 재벌가의 표독스런 안주인으로 세상을 쥐락펴락하는 백금옥(윤여정) 역을 맡아 파격적인 연기를 펼쳤다. 하지만 최근 국민드라마로 등극한 KBS2 주말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는 차윤희(김남주)의 시어머니 엄청애 역으로 소시민적 시어머니상을 연기하고 있다. 영화 속 윤여정과 드라마 속 윤여정이 전혀 다른 연기를 펼치고 있는 것.

배우 김응수도 최근 가장 각광받고 있는 조연 배우 중 한명이다. 그는 KBS2 수목극 '각시탈'에서는 조선인에 대한 편견 없이 실력대로 기용, 능력 있는 강토(주원)를 총애하는 총독부 경무국장 콘노 고지 역을 연기하고 있다. 반대로 MBC 주말극 '닥터진'에서는 조선 후기 안동김씨의 실질적 좌장이자 좌의정 김병희 역으로 출연한다. 김병희는 허수아비 같은 철종을 세워놓고 모든 정치를 좌지우지하며 임금보다 더한 권세를 누리고 있는 인물이다.

전노민은 SBS월화극 '추적자 THE CHASER'(이하 추적자)에서 서회장(박근형)의 아들 서영욱 역으로 출연한다. 그리고 '각시탈'에서는 독립운동가이자 주인공 목단(진세연)의 아버지 담사리로 등장해 열연을 펼치고 있다. 전국환 역시 '각시탈'과 '추적자'에 동시에 출연하고 있다.

김정난 역시 SBS 주말극 '신사의 품격'에서는 바람둥이 남편 이정록(이종혁)을 꼼짝 못하게 하는 '마녀' 아내 박민숙 역을 맡아 카리스마를 발산하고 있다. 하지만 '각시탈'에서는 왕족 이시용의 후처로 남편을 아들처럼 취급하며, 경성 최고의 실력자들과 내연의 관계를 은밀히 즐기는 경성사교계의 꽃 이화경 역을 연기중이다.

이외에도 이병준, 송옥숙, 손병호, 김일우 등 많은 '명품' 조연들이 쉴틈없이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오가며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제공=SBS, KBS
이같은 현상은 드라마의 질을 높이는 방편이기도 하지만 자칫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전혀 다른 캐릭터로 등장하면서 보는 이들을 혼동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채널을 돌릴 때마다 등장하는 배우들은 '또 저 배우야?'라는, 때아닌 핀잔을 듣기도 한다.

이런 겹치기 출연을 통해 드라마 제작진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어떤 역을 맡기더라도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배우들은 많지 않다. 거기다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어 시청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배우들은 흔하지 않다. 그래서 몇몇 배우들에게 역할이 몰리는 것 같다"며 "연극이나 뮤지컬 등에서 많은 배우들을 수혈해오고 있지만 연기가 되면서 카메라에도 거부감이 없는 배우들을 찾기가 쉽지 않다. 드라마 제작진이 여러 중견 배우들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시스템 구축도 필요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배우들도 시청자들도 어색하지 않고 기분 좋게 볼 수 있는 혜안(慧眼)이 필요한 시점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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