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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을 잃지 마라." 연예계에도 적용되는 격언이다. 처음으로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할 기회를 잡은 신인들의 마음가짐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배우 고현정은 영화 '미쓰GO'의 출연을 앞두고 있다. 그녀가 출연하는 첫 상업 장편영화다. 첫 상업영화 도전인데다가 영화의 제목마저 고현정의 이름을 연상시킨다. 그만큼 이 영화에서 고현정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이 때문에 평소 '카리스마의 여왕'이라 불리는 그녀가 영화 홍보 과정에서 어떤 자세를 취할지 관심이 쏠렸다.
물론 오랜 연기 경력을 지닌 그녀에게 신인 수준의 마음가짐이나 태도를 요구하는 데엔 무리가 따른다. 하지만 고현정의 최근 행보는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그런데 고현정은 달랐다. 화장기 없는 민낯에 뿔테 안경을 끼고 등장했다. 잡티 하나 없는 민낯이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그녀의 대표작인 드라마 '선덕여왕'과 '대물'의 제작발효회 때 보여줬던 우아하고 기품있는 모습은 아니었다. 일부에선 당당한 자신감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성의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하는 배우로서의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지 않은 행동이 아니냐는 것.
불편한 장면은 지난 11일 열린 언론 시사회에서도 연출됐다. 유해진, 이문식, 고창석 등이 함께 참석했다. 이 중 고현정이 막내였다. 그런데 선배 배우들이 오히려 고현정의 눈치를 보는 듯한 인상을 줬다. 고현정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다보니 다른 배우들도 영화 홍보에 다소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또 고현정은 최근 언론 인터뷰마저 하루 6시간씩 이틀의 일정만 공동 인터뷰의 형식으로 '간신히' 냈다. 다른 배우들이 3~4일 이상을 인터뷰 일정에 매달리는 것과 달랐다. 이 또한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주지 않는 행동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를 대표하는 '명품 배우' 최민식의 경우 "영화 촬영을 시작할 때부터 언론 인터뷰 등 홍보 일정을 끝날 때까지가 모두 내 일"이라며 프로패셔널한 모습을 보여준다. 또 지난해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던 류승룡은 "내가 출연한 영화와 관련된 일정이 진행되는 한 내가 하는 모든 발언과 행동이 영화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인터뷰 때도 영화 속 캐릭터를 재연하는 등 영화 홍보에 애를 쓴다.
바쁜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는 배우의 사정상 인터뷰 일정을 빼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부득이하게 다른 작품의 출연이 겹치는 경우에 한해서다. 영화 '코리아'에 출연했던 하지원은 MBC 드라마 '더킹 투하츠'의 촬영 일정이 겹쳐 미리 양해를 구했다. 고현정이 충분한 인터뷰 일정을 내지 못한 것은 자신의 이름을 건 화장품 사업과 CF 촬영 일정 때문이었다.
고현정은 언론 시사회 때 "배우 김수로가 나에게 A- 배우라고 했다. 영화가 300만이 돼야 A+가 된다고 조언을 해줬다.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겠더라.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싶은 바람을 처음 갖게 된 계기가 됐다"고 했다. 고현정이 영화 홍보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 "(300만 관객을 넘어) A+ 배우로 거듭날 수 있을 만한 영화가 아니다"라는 자체적인 평가를 내린 것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편 고현정은 '미쓰GO'에서 대인기피증에 시달리는 소심한 여자 천수로 역을 맡았다. 천수로가 대한민국 최대 범죄 조직 간의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