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영의 스트레이트 주먹, 더 강하고 날렵해졌다

기사입력 2012-07-06 16:44


탤런트 이시영이 1년 4개월 만에 또 다시 링 위에 섰다. 이시영은 6일 서울 송파구 한국체육대학교에서 열린 서울시 복싱대표 선발전 여자 48kg에 출전했다. 그녀는 지난 2010년 제7회 전국여자 신인아마추어 복싱선수권대회 48kg급 이하와 제10회 KBI 전국 생활체육 복싱대회 50kg급 이하, 지난해 제47회 서울 신인 아마추어 복싱전, 전국여자신인아마추어 복싱선수권대회 48kg급에서 우승한 바 있다.
이시영이 강동 천호체육관 소속 홍다운 선수에게 훅을 강타하고 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2.07.06/

경기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헤드기어를 쓰고 체육관 이름이 새겨진 붉은 색 유니폼을 입은 이시영(잠실복싱클럽)의 스텝이 가볍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길게 뻗는 강력한 스트레이트는 이시영의 주무기. 상대선수는 좀처럼 공격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뒤로 밀려났다. 경기장에 선 이시영의 모습은 아름다운 여배우가 아니라 투지에 불타는 아마추어복싱선수 그 자체였다.

이시영, 여자 아마복싱 최강자 될까

이시영이 1년 4개월 만에 사각의 링 위에 섰다. 제93회 전국체육대회를 앞두고 서울시 대표 선발전을 겸해 열린 제42회 서울시장배 아마추어복싱대회 여자 48kg급에 출전, 6일 서울 한체대 복싱장에서 열린 첫 번째 경기를 깔끔하게 승리로 장식했다. 명일여고 3학년 홍다운 선수(천호복싱클럽)를 꺾은 이시영은 올림픽복싱체육관 소속 조혜준 선수와 7일 결승전을 치룬다.

오전 6시 계체량과 대진표 추첨을 마친 이시영은 오후 12시 30분 즈음 경기장에 나와 몸을 풀었다. 경기는 10분 뒤 시작. 회당 2분씩 총 4회전으로 진행됐다. 키가 크고 팔과 다리가 긴 이시영은 초반부터 상대를 강하게 압박했다. 이시영의 강력한 스트레이트가 날아들 때마다 상대선수는 휘청거렸고, 두 선수의 난타전도 이시영의 일방적인 우세로 싱겁게 끝나곤 했다. 헤드기어 밖으로 드러난 머리카락에서 땀이 뚝뚝 떨어져도 이시영은 좀처럼 지칠 줄 몰랐다. 스텝은 나비처럼 가벼웠고, 주먹은 벌처럼 매서웠다. 결과는 20대0. 심판이 이시영의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이시영과 맞붙어 아쉽게 패배한 홍다운 선수는 "이시영 언니가 생각보다 복싱을 잘하더라"며 "스트레이트가 상당히 강했다"고 말했다. 이시영이 연예인이기 때문에 얼굴을 보호하려 하지 않을까란 생각에 얼굴 부위에 공격을 하다가 결정적일 때 복부에 훅을 가하는 식으로 나름의 전략도 세웠지만, 이시영에겐 먹혀들지 않았다. 홍 선수는 "거리를 좁혀서 제대로 붙었어야 시도라도 해볼 수 있었을 텐데 접근조차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홍 선수를 지도한 임창용 관장은 "이시영은 복서로서 유리한 신체조건을 갖췄다. 사우스포(왼손잡이 선수)라서 상대 선수가 공략하기도 까다롭다. 이 정도 실력을 갖췄다는 게 놀랍다. 아마 굉장한 노력을 쏟았을 것이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88 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KBS 복싱 해설위원인 김광선 관장은 "신인대회 때부터 이시영의 시합을 살펴봤는데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오늘도 일방적인 퍼펙트 게임이었다. 기본기는 물론 스텝과 스피드 모두 뛰어나다"고 감탄했고, 대한아마추어복싱연맹의 신종관 전무이사 또한 "이시영은 눈이 좋아서 상대 선수의 공격을 금방 알아채고 스트레이트로 반격한다. 다만 그동안 시합에 나서지 않아서 오늘 경기에선 몸이 덜 풀린 것 같다. 시합에 자주 나와야 경험이 쌓이고 실력도 향상된다. 내일 경기(7일)에선 분명히 오늘보다 훨씬 더 잘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체육대회 출전 가능성은?


이시영의 복싱대회 출전은 이번이 벌써 4번째다. 그럼에도 경기 결과가 특별히 더 세간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이번 경기가 오는 10월에 열리는 전국체육대회 서울시 대표 선발전을 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시영이 우승할 경우 전국체육대회에 참가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우승했다고 해서 바로 서울시 대표선수 자격을 얻는 건 아니다. 전국체육대회 복싱 경기에서 여자부는 51kg급, 60kg급, 75kg급 세 체급에 한정돼 있는데, 이시영은 48kg급이다. 서울시 복싱연맹 입장에선 우수 선수를 선발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대회와는 별도로 서울시 대표 선발을 위한 평가전을 가질 수도 있다는 게 연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시영이 서울시 대표로 선발되고 싶다면 체급을 올려서 평가전을 치러야 한다. 이번 대회를 통해 서울시 대표 자격을 얻는 건 남자 고등부에 한정된다.

대한아마추어복싱연맹 신종관 전무이사는 "이시영 본인이 마음만 먹고 노력한다면 서울시 대표 선발전뿐만 아니라 12월에 열리는 국가대표 선발전에도 나갈 수 있다. 올림픽 출전까지는 아니더라도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아선수권대회 같은 국제대회는 얼마든지 있다. 이시영이 복싱을 대하는 자세가 무척 성실해서 선수로서도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더 큰 미래를 내다봤다.

이시영은 이번 대회를 마친 뒤 오는 22일 경북 영주에서 개막하는 대한아마추어복싱연맹 회장배 전국대회에도 출전할 계획이다. 선수층이 얇아서 각 체급별로 2~3명밖에 출전하지 않은 이번 대회와는 달리 전국대회는 복싱인들이 모두 모이기 때문에 이시영의 무패행진이 이전처럼 쉽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신 전무이사는 "이시영이 지난 해 안동에서 열린 전국대회에서도 우승했다. 영주 전국대회야말로 이시영이 제대로 실력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시영은 2010년에 여자 복싱선수를 주인공으로 한 단막극에 캐스팅되며 복싱과 인연을 맺었다. 드라마 제작은 무산됐지만 글러브를 놓지 않은 이시영은 2010년 11월 제10회 KBI 전국생활체육복싱대회 우승에 이어 2011년 2월 제47회 서울신인아마추어복싱전에서도 48kg급 우승을 차지했다. 2011년 3월에는 경북 안동에서 열린 제7회 전국여자신인아마추어복싱선수권대회에서 3라운드만에 RSC승(15점차 이상 벌어질 경우 심판이 판정)을 거뒀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4개 대회 전승 기록이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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