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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방송의 시작은 방일숙(양정아)의 파렴치한 전 남편을 혼내주는 자리였다. 윤희의 계획으로 이뤄진 이 자리는 엄청애 여사(윤여정)을 필두로 시이모들, 시누이 방이숙(조윤희), 방말숙(오연서)까지 줄줄이 나서며 통쾌하게 마무리됐다. 윤희의 공이 인정될 법한 순간이다. 남편 방귀남(유준상)에게 독하게 보일만한 의상까지 골라달라며 한껏 준비하고 나간 자리다. 그렇게 방씨 집안의 일원이 된 줄 알았다.
하지만 엄청애 여사는 선을 긋는다. 며느리 윤희와 모녀 지간은 아니라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살아가려했던 시어머니는 싸늘해졌다. 생전 언급도 없던 윤희의 음식 솜씨를 시비 걸며, 연신 불만 투성이다. 차윤희는 결국 일숙이의 이혼 사실을 숨긴 데 대해 죄송한 마음을 표현하지만 오히려 화를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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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이 드라마가 시한폭탄처럼 안고 있던 '고부갈등'이 전면에 나왔다. 사실 드라마 초반부터 전형적인 며느리로 살아 온 엄 여사와 현대적이고 진취적인 커리어우먼 윤희의 갈등은 예고됐었다. 하지만 일숙이가 바람 난 전남편과 이혼하고, 방귀남과 작은 어머니 장영실(나영희) 사이에 비밀이 밝혀지고, 윤희와 말숙의 대립 등 크고 작은 사건들이 촘촘하게 벌어지며 고부 갈등은 감춰지는 가 했다. 너무 쉽게 고부 갈등이 해소되는가 싶었다.
하지만 그게 다 가 아니었다.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이야기. 시월드를 배경으로 한 이 드라마에서 가장 핵심이 될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고부 갈등'은 이제부터였다. 김남주는 이날 방송에서 막내 시누이의 못된 버릇을 고쳐주기 위해 코를 비틀고, 부부의 미래를 위해 아기를 낳지 않겠다고 말하는 당당한 신세대 며느리가 아니었다. 시어머니의 말에 상처 받고 시집살이를 몸소 느끼는 서러운 며느리였다. 시어머니 말에는 어쩐지 주춤하고 작아보이는 며느리, 김남주는 영리하게 풀어냈다. 어쩌면 차윤희의 너무 다른 모습이었지만 김남주는 접점을 잘 찾아냈다. 단순히 시어머니의 구박에 상처받는 며느리가 아니라, 시어머니의 쌓인 화를 해소해주고 싶어했고, 자신의 진심을 알리고 싶어하는 차윤희.
이 지점이 '넝쿨째'가 고부갈등을 어떻게 풀어가는 지를 지켜볼 지점이고, 김남주의 힘이다.
이날 시청률 조사기관 AGB닐슨 미디어 리서치 41.9%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아직도 보여 줄 카드가 남은 '넝쿨째'의 승승장구는 어디까지일 지 기대가 된다.
김겨울 기자 winter@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