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전현무, 너마저'…아나운서 프리 선언 잇따르는 이유는?

기사입력 2012-07-17 19:33


스포츠조선DB

전현무 KBS 아나운서의 프리랜서 선언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방송가가 들썩이고 있다. 여러 예능 프로그램을 종횡무진 누비면서 '국민 밉상' 캐릭터를 얻었을 만큼 엔터테이너적인 자질이 풍부한 그였기에 대부분 당연한 결정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지난 해 종편에서 영입제의가 왔을 때도 거절했던 전현무가 1년도 채 안 돼 생각을 바꾸게 된 데는 다른 예능 MC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급여와 근무여건이 현실적인 문제로 영향을 미쳤을 거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프리랜서를 선언한 다른 아나운서들도 비슷한 이유로 방송사를 떠났다.

전현무, 사실상 전속계약 날인만 남겨둬

전현무의 프리랜서 전향설에 대해 KBS 아나운서실은 "본인이 직접 사의를 표명한 적이 없다"고 못박았지만 "전현무가 여러 기획사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고 고민한 적은 있다고 하더라. 프리랜서를 선언하더라도 지금 당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오래 전부터 방송가에선 전현무의 프리랜서 전향설이 끊이지 않고 돌았다. 그러다 얼마 전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에서 하차하면서 비로소 그 이야기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최근엔 전현무도 기획사들의 접촉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유명 MC와 배우가 소속된 한 기획사와는 계약 직전까지 갔다가 서로 조건이 맞지 않아 결국 불발됐고, 현재 한 거대기획사와 영입 조건을 놓고 마지막 조율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어느 곳과 마지막 도장을 찍느냐의 문제만 남았을 뿐 프리랜서 선언은 기정사실화된 셈이다. 한 관계자는 "전현무도 최근엔 아나운서실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전현무의 프리랜서 선언은 8월 이후 가을 개편에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진행 중인 '불후의 명곡2'와 라디오 프로그램 '전현무의 가요광장'의 후임자를 선정하고 업무를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기 개편에 맞춰 케이블 방송사에서도 전현무 영입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아나운서 프리선언 왜?

앞서 김성주, 박지윤, 강수정, 이금희, 정은아, 손범수, 최은경 등에 이어 전현무까지 아나운서들이 잇따라 프리랜서로 전향하는 이유는 뭘까?


물론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돈'이다. 프리랜서로 나서는 아나운서들의 경우 시사프로그램이나 뉴스보다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동하는 이른바 '아나테이너(아나운서+엔터테이너)'인 경우가 많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의 진행자이자 패널로 출연하면서 연예인 MC 이상의 활약을 하고 있지만 댓가는 회사에서 주는 월급이 전부다. 전현무도 월급 외 출연료로 '불후의 명곡2'에선 1만 8000원, '전현무의 가요광장'에선 1만원을 받고 있다. 회당 수백만원을 받는 연예인 동료들에 비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거기에다 회사에 소속된 사원으로서 해야 할 서류 작업과 야간 당직 등의 업무도 만만치 않다. 그리고 대중적 인기가 높이질수록 담당 프로그램도 많아져 업무 과부하에 시달리기도 한다. 얼마 전 손미나 전 KBS 아나운서는 KBS '이야기쇼 두드림'에 출연해 "KBS 입사후 5년 동안 주7일 근무를 했다"며 "새벽에 일어나 아침방송을 하고 심야뉴스까지 맡았다. 지방 촬영이 있으면 직접 운전을 해서 곳곳을 돌아다녔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인기는 '연예인급'이지만 신분은 '회사원'이라 대중적 활동에 제약도 많은 것도 문제다.

아나운서 개인의 성향도 프리랜서 선언에 영향을 미친다. 회사에서 연차가 쌓이고 직급이 올라가면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관리직에 머무는 경우가 많은데, 방송 현장에서 끊임없이 활동하고 싶은 개인의 욕망과 자기계발을 위해 프리랜서를 택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사진제공=MBC
얻는 것과 잃는 것은?

방송사라는 안전한 울타리를 벗어나면 거친 전쟁터다. 성공 가능성을 장담하기 어렵다.

월드컵 중계로 유명세를 탄 후 프리랜서를 선언했던 김성주조차 한동안 방송활동을 쉴 수밖에 없었다. 친정에선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혀 발을 들이기 어렵고, 타 방송사에선 자사 아나운서를 두고 굳이 프리랜서 아나운서를 출연시킬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김성주도 2008년 어렵사리 MBC 아침 라디오로 복귀했지만 6개월만에 마이크를 내려놓고 말았다. 광고시장 불황으로 인한 경영난이 그 이유였다. 프로그램이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거나 회사가 경영난을 겪으면 가장 먼저 프리랜서 아나운서들이 하차의 대상이 되곤 한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보장할 수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프리랜서를 선언한 아나운서들 중 방송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다. 지난 해 SBS '강심장'에 출연한 김성주는 전현무 프리랜서 전향설을 언급하며 "프리 아나운서 시장에 T.O.가 많지 않다. 누군가가 들어오면 누군가가 나와야 한다. 전현무를 뜯어말리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고위험'을 견뎌내면 '고수익'이 따른다. 김성주 아나운서는 현재 케이블과 지상파를 통틀어 5개의 프로그램을 고정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틈틈이 CF 출연과 행사 진행도 하고 있다. 부가 수입을 제외한 순수 출연료만 따진다고 해도, 출연료를 아무리 낮게 잡아도 매달 수익이 천만원대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소속감과 안전함을 잃은 대신 자신의 가치를 방송시장에서 당당히 평가받은 것이다. 매니저와 소속사의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방송 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다는 점도 프리랜서의 이점으로 꼽힌다.

그러기 위해선 대중들의 '불편한 시선'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중요하다. 김성주는 누구나 인정하는 명MC이지만, MBC 파업 때문에 불가피하게 런던올림픽 중계를 맡게 된 후 "불난 집에서 삼겹살 구워먹냐"는 비판을 들었다고 한다. 전현무도 프리랜서로 전향하면 고정적으로 방송 기회가 보장됐던 아나운서 시절과는 많이 다를 것이다. 모두의 환영을 받으며 시청자들 앞에 돌아올 수 있을지, 프리랜서 후유증을 겪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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