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채널이 최근에는 지상파 못지 않게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엄연히 '부익부 빈익빈'이 존재한다. CJ E&M계열이나 티캐스트 등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채널들은 높은 퀄리티와 타깃마케팅으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채널들은 최대한 제작비를 줄이고 시청률을 높여야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런 까닭에 선정적인 방송이 판을 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9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만·이하 방통심의위) 전체 회의 결과를 보면 마이너 케이블 채널들의 선정성이 도를 넘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마이너채널들은 적은 제작비에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사주나 타로카드점을 이용해 운명을 예측하는 방식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 지난 5월 8일 방송한 채널동아의 'TV상담 부부'에서는 동양 명리가 '○○○'이 사주(생년월일시)를 통해 고민을 해결해주는 내용만을 모아서 방송하면서 "시어머니가 없는 쪽으로 시집을 갔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시어머니께서 계신다면 사실 시어머니와의 연은 굉장히 안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공부방 분위기를 약간 동남향 방향으로 조금 돌려놓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등 고민을 가진 사람의 상황이나 운명을 언급하면서 앞으로의 건강이나 가정, 진로문제 등에 대한 해법을 운운했다.
이 프로그램을 종영하고 곧바로 시작한 'TV멘토링 톡톡' 역시 프로그램 구성은 똑같았다. 이 방송에서도 "이분은 굉장히 단명할 수 있는 사주세요." "내후년을 잘 넘어가실 수 있다면, 그 다음 해에 결혼을 하셔도 괜찮으실 것 같으신데요" 라며 시청자들을 현혹시켰다.
일자리방송 '박세민의 해피콜'은 타로카드를 통해 고민을 해결해주는 내용을 방송하면서 "아마 남편분이 성적으로 발달하신 것 같아요. 여자나 성적인 즐거움을 자꾸 찾고, 숨겨놓은 내연녀가 있다는 카드 결과가 나왔거든요." "장사해봤자 이득이 별로 없는 카드가 나왔어요. 자리는 옮기셔서 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고요. 옷장사는 안 어울리시고요. 요식업 종류가 어울리실 것 같아요"라고 보는 이들을 유혹했다. 게다가 이 방송은 '19세이상시청가' 등급 방송을 하면서 프로그램 시작시 해당 등급에 대한 안내자막을 고지하지 않은 채 방송하는 우도 범했다.
이외에도 ETN '타로 테라피', 이데일리TV '시크릿 투나잇', M클래식 '아라비안 나이트', 가족오락TV '러브 스캔들' 등도 타로카드를 활용해 선정적인 방송을 했다. 이들은 방통심의위로부터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41조(비과학적 내용), 제28조(건전한 생활기풍)를 들어 프로그램 '중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또 ETN은 'ET 다이어리'에서 '영원한 유혹! 베드신의 모든 것!'이라는 주제를 방송하면서, 청소년관람불가 영화 '색계'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 '청춘' '녹색의자' 출연자들의 성행위 장면을 일부 흐림 처리해 '15세이상시청가' 등급으로 청소년 시청 보호 시간대에 방송해 '주의' 조치를 받기도 했다.
ETN '타로테라피' 사진출처=ETN홈페이지
이처림 심야 시간대 유료전화서비스를 통해 시청자의 고민을 접수받은 뒤, 사주나 타로카드를 이용하여 상담해주는 형식의 케이블 프로그램이 폭발적으로 증가해서 문제가 심각해지자 방통심의위에서 철퇴를 가한 것. 한 방송 관계자는 "단순히 시청률 때문에 질낮은 프로그램이 계속 방송하는 것은 전파낭비라는 목소리가 높다. 문제는 관계기관에서 징계를 받아 방송이 중지되더라도 또 다른 제목에 비슷한 형식의 프로그램이 다시 등장한다는 것이다"라며 "좀더 강력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같은 프로그램들은 단순히 오락성만 가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개인과 가정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는데 그 심각성이 크다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