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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 임권택 감독이 자신의 영화를 잘 보지 않는 이유가 "내 영화를 보다 보면 열 받기 때문"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여러 해 전 텔레비전을 켜니 60년대 저질 영화가 나오더라. 처음 보는 것도 같고 언제 한번 본 것도 같았는데, 끝날 때 보니 내가 감독한 영화더라"는 것. 그러면서 너무 부끄러워 그 영화 타이틀조차 알려고 하지 않았고, 지금이라도 불이 나서 그 흔적을 지웠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했다.
이제 강의에서 자신의 영화를 교재로 쓰며 갖가지 "흠을 잡아내고 있다"는 임 감독은 더 높은 완성을 갈구하는 거장의 모습에 MC를 비롯한 제작진 모두 감탄을 금치 못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더해 임 감독은 "나도 반공영화, 새마을 영화를 제일 많이 찍은 감독이다."라고 말하며 씁쓸했던 그 시절 영화현실에 대해서도 말했다. '외화 쿼터제' 등으로 인해 정부 입맛에 맞는 영화를 찍을 수밖에 없었고, 때로는 그렇게 찍은 영화를 검열만 끝내고는 그대로 버리기도 했다고 한다.
특히, 이와 관련해 임 감독은 자신이 만든 영화 때문에 북한 입국이 거부될 뻔한 사연도 들려줘 눈길을 끌었다.그는 "2000년 무렵 북한 방문 기회가 생겼는데, 비자 받는 과정에서 '반공영화 제일 많이 찍은 감독이 뭣 때문에 북에 들어가려고 하느냐'는 얘기를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날 방송에 함께 출연한 아내에 대해 자신이 세상 물정을 모르도록 아내가 "그렇게 만들었다"고 말한 임 감독은 "내 영화 업적에서 8할은 아내의 몫"이라고 말하며, 평생 영화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뒤에서 도와준 아내에게 고마움과 애정을 표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