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투비:리턴 투 베이스>(이하 <알투비>)는 임무가 많은 영화다.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없던 전투기 소재 고공액션 영화라는 큰 소임 외에 남북 대치상황을 골자로 한 현실적이면서도 민감한 스토리, 정지훈(비)과 신세경 등 스타들의 아름다움을 고루 담아내면서 특별출연에 우정출연까지 꽤 많은 조연들의 매력까지 챙기고, 액션뿐 아니라 로맨스와 코미디, 감동까지 담아내야 했다.
일단 임무는 완수했다. 영화를 활기차게 여는 에어쇼 시퀀스를 비롯해 공군 조종사들의 기량을 겨루는 공중사격대회, 서울 도심을 공격해 온 북한 전투기와의 예상치 못한 접전, 위기에 처한 한반도를 구하기 위해 벌인 비공식 침투작전 등에서 날렵하고 긴박한 항공액션 영화로서의 장르적 쾌감을 선사한다. 공군의 지원을 받고 할리우드 항공촬영 전문팀을 초빙해 만들어 낸 사실적인 영상미는 볼만하다. 또 작품의 배경이 된 21전투비행단 내의 다양한 인물군상을 통해 주인공인 조종사뿐만 아니라 이들을 돕는 정비사와 구조팀 등 대한민국의 하늘을 지키는 이들의 면면을 아우르려 노력한 흔적도 엿보인다.
빼어난 실력을 지닌 최정예 전투기 조종사들이 한반도를 위험에 빠트릴 북한의 음모를 막아낸다는 내용은 자칫 고루한 반공영화로 비춰질 수 있다. 그러나 상상에서나 가능할 허무맹랑한 설정보다 충분히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상황이 몰입도를 높이는 건 확실하다. 특히 극 초반, 화창한 대낮에 느닷없이 출몰한 북한 전투기가 63빌딩과 원효대교 등을 무자비하게 파괴하는 부분은 도심폭격 액션 자체의 스펙터클함 외에 피부로 와 닿는 스릴을 실감케 한다. 핵심 줄거리만 보자면 반공영화라고 불러도 틀린 건 아니지만 <알투비>는 메시지를 최소화 하고 재미를 추구함으로써 가볍게 즐길만한 오락영화로 보이길 원하는 것 같다.
이는 정반대 성격을 지닌 두 인물의 반목과 화해, 선남선녀의 풋풋한 로맨스와 눈물 없인 볼 수 없는 비극, 코믹한 조연들이 간간히 터트려 주는 웃음 등 온갖 대중적인 요소들이 몇 차례 고공액션 신을 제외한 영화의 상당 부분을 빼곡히 채우고 있는 점에서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어우러지지 못하고 파편적인 재미만을 던져주는 데에 그친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이래저래 보여주고 싶은 건 많은데 정리를 못하고 펼쳐놓은 느낌이랄까.
그러다보니 깊이 없는 인물 묘사에 개연성 떨어지는 편집이 감정의 맥을 끊어놓기 일쑤다. 천부적인 비행실력을 지녔지만 제멋대로의 성격인 태훈(정지훈)과 뻣뻣한 원칙주의자 철희(유준상)의 갈등은 그동안 수없이 봐 온 진부한 설정 이상을 뛰어 넘지 못하고, 극에서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태훈과 정비사 세영(신세경)의 로맨스는 별개의 시트콤을 끼워 넣은 듯 이질적이다. 더군다나 영상과 따로 노는 엉뚱한 배경음악은 없느니만 못하다는 인상을 준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은 인물을 등장시켜 조종사와 정비사, 구조팀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면서도 멜로에만 치중한 채 이들의 전문성을 간과한 나머지 결국 '공군에서 연애하는 이야기'로밖에 풀어내지 못한 점도 안타깝다.
'나는 놈'들의 드라마를 뜀박질 하며 찍어낸 느낌이랄까. 전투기의 날쌘 움직임과 짜릿한 고공액션의 묘미만큼이나 매끈하고 정제된 연출이 수반됐다면 보다 세련된 오락영화의 풍모를 낳을 수 있었을 것이다. <정미래 객원기자, Filmon (http://film-o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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