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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글서글한 얼굴 어디에 그런 광기 어린 눈빛이 숨어 있었던 걸까. MBC 사극 '무신'에서 고려 무신정권기의 폭군 최항을 연기한 백도빈에게 시청자들은 '패악질 카리스마'라는 수식어를 붙여줬지만, 실제의 그는 강직한 경찰이나 훈훈한 교회오빠가 더 잘 어울릴 것 같은 인상이다. 백도빈 본인도 "평소 이미지와 작품에서의 캐릭터가 많이 다른 편이라 사람들에게 의외라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고 했다.
사극과의 인연은 이뿐만이 아니다. MBC '선덕여왕'에 출연할 때 첫째 아들 준우를 얻었고 '무신' 방영 중에 둘째 딸 서우가 태어났다. "세번째 사극에선 셋째가 태어나려나 보다"며 껄껄 웃는 모습에서 자상한 아빠의 모습이 엿보인다. "아내(정시아)에겐 많이 미안해요. 배우로서 뭔가를 해보려고 할 때마다 제가 걸림돌이 됐어요. 아이가 생겨서…. (웃음) 이제 바통 터치를 해서 제가 육아를 맡고 아내가 일할 수 있도록 도와야죠."
백도빈과 정시아 부부는 백윤식과 함께 산다. 백도빈의 표현을 빌리자면 "얹혀 살고" 있다. "저희 집안에선 아버지가 제일 잘나가시죠. (웃음) 자식이기 이전에 같은 일을 하는 후배로서 귀감이 됩니다. 부럽기도 하고요. 그 연세까지 왕성하게 활동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언젠가 저도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아버지는 넘어야 할 산이면서 따라가야 할 길이기도 하죠."
아버지의 연기 생활을 보고 자랐지만, 애초에 연기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영화를 보는 건 좋아했지만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성격 탓이다. 그의 말마따나 "상상도 못했던 일"을 하게 된 건 알게 모르게 아버지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리라. 대물림된 재능은 '3세'인 아들 준우에게서도 엿보인다. "어느날 보니까 '무신'에서 제가 하는 연기를 따라하더라고요. '김준~'이라고 그럴싸하게 대사까지 하면서요. (웃음) 저도 지금과는 다를 때 어렸을 때는 테이블에 올라가서 조용필 노래도 부르곤 했다더라고요." 아들에게 연기를 시킬 생각은 없냐고 물으니 "무엇을 하든 건강하게만 자라길 바란다"며 웃었다.
데뷔 후 제대로 된 로맨스 연기를 못해봤는데, 이제 두 아이의 아빠다. 배우로서 못해본 연기에 대한 욕심을 물어니 이렇게 답한다. "그동안 강한 인물을 많이 표현했으니까, 소시민처럼 평범하고 정상적인 인물을 만나보고 싶네요. (웃음)"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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