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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극장 수목극 전쟁이 흥미롭게 펼쳐지고 있다.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대통령선거 못지않게 초접전 양상이다.
'대풍수'의 시청률은 들쭉날쭉하다. 10월 10일 첫 방송에서 6.5%로 출발해 3회만에 10%를 돌파했지만 곧바로 한자릿수로 추락했고, 20회까지 방송된 현재 8~9%대 시청률을 멤돌고 있다. 13일에도 9.1%를 기록했다. 1위 '보고싶다'와 최하위 '대풍수'의 차이 또한 2~3% 정도로 크지 않다. 1등도 안심할 수 없고 꼴찌도 포기하기엔 이른, 사실상 '대박'이 없는 박빙 승부인 셈이다.
월화극에선 MBC '마의'가 17~18%대 시청률로 독주하는 가운데, KBS2 '학교 2013'과 SBS '드라마의 제왕'은 이보다 10% 가까이 뒤쳐져 한자릿수 시청률을 나타내고 있다. 주말극도 시청률 30%를 넘긴 KBS2 '내 딸 서영이'와 20% 초반대를 기록 중인 MBC '메이퀸' 같은 대박 작품이 포진해 있다. 10% 안팎에서 아웅다웅하고 있는 수목극하고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왜 수목극에서만 유독 대박 작품이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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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치'의 경우 초반에 볼거리는 화려했지만 이야기 전개의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금세 힘을 잃었다. 전우치(차태현), 강림(이희준), 홍무연(유이), 이혜령(백진희), 마숙(김갑수), 봉구(성동일) 등 주요 인물들의 관계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던 탓이다. 배우와 캐릭터의 부조화, 어설픈 CG도 감점 요인이 됐다. 시청자 게시판에선 "어린이용 영화를 보는 것 같다"는 혹평도 눈에 띈다. 올해 유독 판타지 드라마가 많이 제작되면서 판타지 퓨전 사극이 장르적 매력을 잃은 것도 아쉬움으로 꼽힌다.
'대풍수'는 조선 건국을 위해 막후에서 킹메이커로 활약한 도사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태조 이성계는 북방을 호령하는 대신 풍류를 좋아하는 괴팍한 인물로 풍자적으로 해석됐다. '대풍수'는 대선 정국과 맞물려 초반에 주목을 받았지만, 주연급 캐릭터만 7명인데다 이들이 얽히고설킨 산만한 내용 전개가 발목을 잡았다. 풍수지리 같은 소재도 대중에게 다소 낯설었다. 최근엔 출연료 미지급 문제로 배우와 제작사 사이의 갈등까지 불거지며 분위기가 더 침체됐다.
급격히 입소문을 타고 있는 '보고싶다'도 아직은 한 방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최루성이 강한 멜로물이면서 살인사건을 둘러싼 미스터리가 가미돼 호평받고 있지만, 대중적 공감대를 넓히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멜로에는 유치하더라도 통속성이 필요한데 '보고싶다'는 장르적으로도 혼합돼 있어 통속성이 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며 "이것이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중장년층에까지 호소력과 폭발력을 가지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절대강자 없이 혼전세인 '보고싶다', '전우치', '대풍수'는 마지막 승부수를 띄우며 후반전을 준비하고 있다. 전체 20부의 중반까지 달려온 '보고싶다'는 주인공들의 복수극을 본격화하며 긴장감을 한껏 높였고, 36부의 반환점을 돌아선 '대풍수'도 진지하게 변모한 이성계 캐릭를 중심으로 이야기의 곁가지를 쳐내면서 집중도를 높여갈 전망이다. '전우치'는 카리스마 넘치는 도사 전우치와 뺀질뺀질한 하급관리 이치를 오가며 1인 2역을 소화하는 차태현의 원맨쇼와 김갑수, 성동일, 김뢰하, 김광규, 이재용 등 베테랑 조연의 열연에 힘입어 역전을 노리고 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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