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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게도 멜로 연기가 되더라고요.(웃음). 걱정 많이 했는데…."
처음 이 소식을 들었을 때 '과연?'이란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누구나 인정하듯 홍지민의 매력은 화사함이다. 속사포같은 입담과 긍정적인 마인드, 거기다 '개그 콘서트'에 출연할 정도로 유희 본능까지 장착돼 있어 곁에 있으면 저절로 기분이 즐거워지는 캐릭터다. 깔깔 웃음에 코믹 파워 가득한 그녀가 눈물 찔끔의 멜로 주인공이라니?
아무리 베테랑이지만 무리한 선택(?)이 아닐까 살짝 의문이 들었지만, 작품을 보고 난 후 기우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예전부터 주크박스 뮤지컬을 하고 싶었어요. 특히 오태호 작곡가는 우리 세대의 사람이라 더더욱 끌렸죠. '내 사랑 내 곁에'를 정말 좋아해 그 노래를 부르고 싶었는데 윤주 노래가 아니어서 조금 실망하기도 했었죠."
사실 그녀도 처음 대본을 봤을 땐 자신이 없었다고 한다. 스스로 생각해도 윤주라는 역할과 정말 어울리지 않고, 더구나 딸까지 있는 엄마 역할은 해본 적이 없어 불편해 죽을 뻔 했다. 이런 그녀를 설득한 사람은 각본과 공동연출을 맡은 전계수 감독. "당신한테서 윤주를 봤다"며 끈질기게 그녀를 설득했다.
하기로 작정하자 프로의 본능이 발동했다. 일단 10kg을 감량하고, '멜로도 해낼 수 있다'고 자기 암시를 걸었다.
"보이시하고, 터프해보이지만 한편으로는 남자가 먼저 좋아한다고 말할 때까지 입을 못 여는 그런 여자를 떠올렸어요."
배우는 역시 배우다. 아울러 정말 영리한 배우다. 무모하게 새로움을 모색하기보단 자신이 가장 잘 할수 있는 덕목들을 재구성해 윤주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노련한 베테랑답게 선택과 집중의 노하우를 발휘해 윤주라는 인물을 뮤지컬적으로 창조해낸 것이다. 뮤지컬 고참답게 작품의 중심을 잡는 것도 역시 그녀의 몫이다.
공연이 끝나고 극장 근처의 작은 선술집에서 소줏잔을 기울였다. "창작 초연은 처음이라 고생이 말이 아니었다"는 말을 막 꺼내는 순간, 얼굴을 알아본 주변 팬들이 그녀를 놔주지 않았다. 결국 모든 테이블의 팬들과 사진을 찍고, 사인을 해주고 가게안이 파티장으로 변한 뒤에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여러모로 '행복 바이러스'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