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지훈 "'찌끄레기 아저씨' 환호, 인기 실감했죠"

기사입력 2014-10-28 08:20


최근 종영한 국민드라마 '왔다 장보리'에서 '찌끄레기' 이재화 역을 맡으며 많은 사랑을 받은 배우 김지훈이 논현로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 응했다. 김지훈이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4.10.15/

잘 생긴 줄은 알았지만 가까이서 마주한 얼굴은 훨씬 더 반듯하다. 입술을 굳게 다물면 '냉미남', 생긋 미소 지으면 '꽃미남', 전체적인 인상은 '조각미남'. 지금까지 수많은 드라마에서 멋있는 남자주인공 역할을 도맡아 했던 이유를 알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엔 좀 달랐다. 유쾌하고 코믹했다. 때때로 망가지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잘 생긴 얼굴로 까불거리니 반전의 매력이 극대화됐다. 시청자들이 사랑한 그의 별명은 '찌끄레기'. MBC 주말극 '왔다 장보리'에서 '보리의 남자' 이재화로 6개월을 살아온 배우 김지훈이다.

'찌끄레기'는 극중 보리(오연서)의 계모 도씨(황영희)가 재화를 부르던 호칭이다. 김지훈의 리드미컬한 억양 덕분에 입에 쫙쫙 달라붙는 '보리보리~'와 함께 잊을 수 없는 명대사 중 하나로 꼽힌다. 김지훈은 '찌끄레기'를 통해 국민적 인기를 실감했다.

"12년 전에 EBS에서 '요리조리 팡팡'이란 유아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어요. 그때 꼬마들 사이에 인기가 장난 아니었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큰 인기를 누리고 있어요. 꼬마 5명 이상 모여있으면, 마치 여고생 앞에 아이돌이 나타났을 때 같은 리액션이 나와요. 아이들은 '찌끄레기 형아, 찌끄레기 아저씨'라 부르더라고요. 아이들이 좋아해주는 게 중장년층 어른들에게 인정받는 것보다 특별하게 느껴져요. 아이들은 순수하잖아요."

아이들까지 사로잡은 찌끄레기 재화의 매력은 김지훈의 창의적인 해석의 결과물이다. 재화는 정해진 틀이 없는 유연한 캐릭터라 누가 어떻게 연기하느냐가 중요했다. 김지훈은 "재화를 가벼우면서도 진중하고, 웃음도 있지만 감동도 줄 수 있는 캐릭터로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재화는 제 마음대로 조각할 수 있는 인물이었어요. 저에겐 일종의 도전이기도 했죠. 처음엔 제 방식대로 연기하는 게 조금 걱정스러웠지만, 점점 긍정적 피드백이 오면서 확신을 갖고 연기하게 됐어요. 저를 믿어주신 감독님의 도움도 커요. 제가 기대한 것 이상으로 만족스러워하셨어요. 덕분에 이 드라마에선 연기하는 것 자체가 신이 났어요. 즐길 수 있었기 때문에 결과물도 좋았던 것 같아요."


최근 종영한 국민드라마 '왔다 장보리'에서 '찌끄레기' 이재화 역을 맡으며 많은 사랑을 받은 배우 김지훈이 논현로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 응했다. 김지훈이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4.10.15/
개성 넘치는 여러 캐릭터와의 매끄러운 조화도 돋보였다. 특히 황영희, 금보라, 오연서, 비단이 역의 김지영 등 여배우들과 주고 받는 연기호흡이 상당히 맛깔스러웠다. "금보라 선배는 대사를 정말 감칠맛나게 표현하세요. 황영희 선배도 내공 있는 분이라 따로 연기를 맞춰보지 않아도 잘 맞았고요. 두 분과 연기하면서 쾌감을 느꼈죠. 연기 잘 하는 배우들과 함께할 때 이런 케미가 나오는구나 싶었어요. 한 수 제대로 배웠습니다."

오연서와 김지영, 두 모녀와 함께한 행복한 시간도 잊을 수 없다. 김지훈은 "사실 우리는 삼각관계였다"고 주장한다. "두 여자의 등쌀에 힘들었어요. 비단이도 여자라서 저의 장난에 금세 토라져요. 그러면 얼른 가서 달래줘야죠. 조금 있으면 보리가 삐쳐요. 그러면 또 풀어주러 가야죠. 엄마랑 딸이 저의 애정을 독차지하기 위해 서로 질투하고 토라져서 제가 애를 좀 먹었습니다. 하하."


비단이를 두고 펼쳐진 친아빠 문지상(성혁)과의 경쟁은 누구의 승리로 끝났을까? "당연히 재화죠!" 김지훈의 대답이 자신만만하다.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비단이와의 뽀뽀 사진이 그 증거란다. "비단이가 저를 좋아한다는 걸 이미 저는 알고 있었답니다. 제가 친구처럼 놀아주고 먹을 것도 사주면서 얼마나 노력했는데요. 평소엔 장난스럽게 뽀뽀하려고 하면 괜히 피하고 앙탈 부렸지만, 마지막 쫑파티에서 뽀뽀를 해주더라고요. 딸 키운 보람을 느껴 흐뭇합니다."

질문에 돌아오는 대답마다 유머와 재치가 번뜩인다. 그는 실제로도 장난기가 많은 성격이라고 한다. 그동안 내면에 잠재된 '코믹 본능'을 제대로 보여줄 기회가 없었을 뿐. 너무 반듯한 이미지로만 굳혀지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느끼던 차에 '왔다 장보리'를 만났다. "늘 탈피하고 싶었던 이미지가 있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제가 하고 싶은 대로 연기해서 사랑받았잖아요. 다른 연기 스타일을 대중적으로 입증받은 셈이죠. 저에겐 그 점이 가장 큰 의미가 있어요."

김지훈은 앞으로도 변신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 작품을 위해서라면 망가지는 것도 두렵지 않다. '병맛' 코미디, 섹시 코드를 가미한 코미디 등 독특한 장르에도 관심이 많다. "'SNL코리아'에 호스트로 출연했을 때 19금 코미디를 좀 더 보여드렸어야 했는데 아쉬워요. 신동엽 씨와의 '색드립' 대결 아이디어도 냈었어요. 결국 무산되긴 했지만…. 지존과 신성의 대결, 괜찮지 않나요? 하하."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최근 종영한 국민드라마 '왔다 장보리'에서 '찌끄레기' 이재화 역을 맡으며 많은 사랑을 받은 배우 김지훈이 논현로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 응했다. 김지훈이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4.10.15/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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